(사진) 해외 여행 풍물

바이칼 호수의 추억(2012년 2월)

묵향의 이야기 2012. 3. 3. 15:44

 

바람 쌩쌩 부는 영하 30도의 다리 위에서 두 시간 여 동안 살짝 안개 걷힌 저 집을 찍어 보았지만, 그저 평범한 사진 몇 장 밖에 얻지 못했다.

 

 

나뭇가지에 눈이 쌓인 것이 아니라 물방울이 얼어붙어 생긴 상고대이다.

 

 

 

호수 빙판에 꽂혀있는 속도 제한 표지

 

바이칼 호수 위에 새겨진 차선을 따라 달리고 있는 푸르공

 

 

세력을 넓히려 서로 부딪쳐 솟구친 얼음덩어리들의 비극은 이방인에게 예술 작품이 되어 있다.

 

얼음과 얼음의 충돌로 생긴 빙판의 크레바스

-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살얼음만으로 위장한 저곳에 발을 내미는 순간, 나는 겨우내 빙판 아래에 모습을 감추고 있을 뻔했다.

 

크레바스가 다시 꽁꽁 얼어 붙어 있는 모습 : 떨어졌던 두 얼음덩이가 남녀의 사랑처럼 이어져있다.

 

땅이 꺼질까 걱정해서는 안되듯 그저 믿어라! 믿다가 당했지만~

 

 

 

 

여인의 고운 피부처럼 햇살에 비춘 빙벽의 모습은 요염하기까지 했다.

 

 

발음 탓일까?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연주해 주길 청했지만, 결국 차이코프스키 곡으로 만족해야했다.

 

 

 

얼음 고기가 뷸덩이를 향해 달려가듯!

 

쇼 쇼 쇼! 미끄럼 타기~

 

으깬 감자와 생선 한 토막이 바이칼 빙판 호수의 맛난 점심이었다.

 

오후 내내 차 안에 두어도 얼어붙은 신발 내피는 끝내 녹지 않았다.

 

 

사진 연출을 위해 죄없이 몇 번이고 뛰어 다녀야 했던 말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 : 러시아인들의 예술 사랑이 느껴진다.

 

아이젠 착용하고 들어가야 할 만큼 크게 구멍 뚫린 큰 곳 주변도 얼음으로 덮여있었다.

 

버스타고 구리의 엘지백화점 가려는 이르크추크 사람들!

 

하얀색으로 세상이 묻혀 버렸을 때 제각기 다른 창틀로 자신의 집을 알려 주었던 그 창틀 안에서

겨우내 선율과 문학 그리고 철학 이야기가 꽃 피웠을 것이다.

 

 

그리 예쁘지 않은 러시아 아가씨 : 왜? 이런 여인들이 거리에 넘쳐 나기에!

차마 앞에서 찍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