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 하늘을 바라보며 날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지난밤 11시쯤에 잠이 들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새벽 2시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현주가 어지럽혀 놓은 내 방과 거실을 정리하고는 또다시 잠을 청해 봤지만 이룰 수 없어서, 월요일에는 꼭 우송해야만 하는 문서를 마무리 짓기 위해 3시가 갓 넘었을 때 농장 사무실로 .. 방황 2007.03.23
장마 첫날 아침에 여기는 우촌의 집이었습니다. 우촌은 선친의 호였죠. 비 우, 촌락 촌! 그래서인지 비 오는 날이면 숲에 둘러싸인 이곳의 운치가 더해집니다. 해마다 겪는 우기이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정말 중년의 아저씨인데 뭐 그리 감정이 남아 있다고 고독에 몸부림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런 날.. 방황 2007.03.23
슬픈 날 기쁜 날 비가 오고 있어요. 봄비 치고 제법 많은 빗물이 땅을 적시고 있어요. 아마도 봄의 꽃들이 좀더 일찍 만개했다면, 오늘 내리는 빗물은 내 마음의 눈물이 되고 말았을 거예요. 겨우내 기다리던 화사한 꽃잎들을 오늘 비가 무참히도 땅 위에 떨구고 말았을 테니까요. 어제는 슬픈 날이었어요. 10년 동안 미.. 방황 2007.03.23
가을의 바람 가을을 느끼게 하는 아침이었습니다. 현관문을 나서며 바라본 하늘은 내 마음속까지 푸르름으로 물들게 하였습니다. 나의 영혼 깊이 그 빛깔이 비춰지길 바라지만, 지나온 나날을 돌이켜 볼진데, 이 또한 꿈일 뿐입니다. 그리고... 차를 달릴 때 내 가슴 안으로 밀려드는 허망함!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 방황 2007.03.22
봄날의 소망 정말 오랜만에 들어 오는 이곳입니다. 한 때는 따스한 봄햇살을 느끼며 마음 속 이야기들을 낙서에 담아 보내곤 했지만, 이제는 메마른 대지 마냥 그 어떤 향기도 나의 가슴 속에서 찾을 길이 없습니다. 올 봄에는 무척 내게 설레임을 안겨 주며 찾아 오고 있습니다. 재작년 겨울 부친의 영면 이후 작년.. 방황 2007.03.22
자살하고 있는 중인가 보다 어느 날인가부터 취기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알코올을 몸속에 부어 넣는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기에" 그 모든 나를 망각 속에 빠뜨리기 위해 그러한가 보다. 부끄러운 나날들이 이어지기에, 잠결에 나를 묻어 두기 위해 그러한가 보다. 빈 가슴을 담배 연기로라도 채우자며 빨아대는 담배꽁초는 언.. 방황 2007.03.22
시인이 되고 싶은 이유 사랑하면 시인이 된다고 했나요? 난 시인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기에, 사랑으로 나의 마음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가서면 사라지는 무지개를 쫓아 아름답게 피어 오른 언덕을 향해 보았습니다. 채 다다르지 못하여 그저 바라만 보았을 때는 영원하리라 생각했던 애절한 마음조차.. 방황 2007.03.22
거인과 난장이 거인 나라에 난쟁이가 있었는지 난쟁이 나라에 거인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답니다. 하지만 어느날 거인과 난쟁이가 만나게 되었어요. 땅을 바라 보던 거인과 하늘을 바라 보던 난쟁이의 눈이 마주 했답니다. 새롭게 눈망울에 비춰진 서로의 모습은 신기하고 설레이고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쁨을 주었.. 방황 2007.03.22
이별 가을 석양을 안고 떠나 갔습니다. 길 모퉁이를 돌아 가버렸습니다. 차마 달려가 잡을 수 없기에, 뒤돌아 발걸음 내딛는 그 모습 그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뒤늦게 달려간 그 자리엔 눈물 자욱만이 남아 있습니다. 강 건너 저 언덕에 자리한 나무로 간직하기는 싫었습니다. 차라리 바라 볼 수 없을지라도.. 방황 2007.03.22
서편 하늘 푸르른 하늘을 바라 보기 부끄러워, 오늘 저 먹구름을 안고 싶은가 봅니다. 어둠은 안개 스며들 둣 나의 가슴에 평온 몰고 오려 하지만, 끝없는 이방인이 되어 버린 나의 영혼은 안주할 곳이 없습니다. 내딛는 발걸음 잠시 멈추고 뒤돌아 보고 싶지만, 바람결에 밀리어 또다시 앞으로 나아가야만 합니.. 방황 2007.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