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지오와 술에 흠뻑 취한 날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되풀이 듣고 있습니다. 몇일 동안 계속된 희뿌연 하늘 마냥 나의 가슴에도 안개 가득 드리우게 하기에, 쏘주 한잔 곁들여 저물어가는 석양 빛과 함께 감정을 한껏 돋구고 있습니다. 삶이 무언가 새삼스런 질문에 또다시 같은 답만 나옵니다. 그저 살기 때문에 사는 것이라고... .. 방황 2007.03.22
불혹의 상념 흘러가는 강물 위에 줄긋기였지요. 그날이 다가오길 기다렸습니다. 어느덧 다가서니 지나가 버렸습니다. 내게는 기다려지던 날이었습니다. 열일곱살 가을이던가, '국화 옆에서'를 처음 들려 주셨던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인생의 뒤안길을 뒤돌아 볼 수 있는 40 중년 여인의 모습이라고... 꿈 안고 .. 방황 2007.03.22
서편제 서편제 생각이 납니다. 그들은 남매였지요. 하지만 남남이라는 것 알고 있었습니다. 극이 진행되면서도 결코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선술집에서 그들은 만났습니다. 창을 부르면서, 북을 치면서 그들은 하나 임을 느꼈습니다. 오누이로서의 정이 아닌 남과 여로서 그 느낌 - .. 방황 2007.03.22
생의 길목 추석 전 가락시장 큰 길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트럭 위의 돼지들... 죽어서라도 고기 한점 되어 세상 향해 무언가 남기련만... 나 주검 된다 할지라도 풀 한포기 거름되지도 못하는 삶. 세상 향해 무엇을 남길 수 있단 말인가? 한가위 큰 달 구름이 가리워 모습 희미한데, 폭죽 소리 요란했던 구석진 시골 .. 방황 2007.03.22
멈춰버린 시간 시간은 멈춰 있습니다. 비 오는 날 홀로 지키는 사무실 안 나의 시간은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지나간 삶의 격정도 가라 앉아 있습니다. 메말라 버린 가슴 적시고파 몸부림쳤던 나날들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였음 새삼 깨닫게만 됩니다. 한 줄의 싯구절도 한 권의 책도 가까이 하지 않으면서, 들녘에 피.. 방황 2007.03.22
고독 흐린날 홀로 빈 사무실에서 쓸쓸한 선율을 가슴에 담고 있으려니 무척 고독합니다! 가정이란 소중한 자리 분명 느끼고 있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공허가 한없이 밀려 오는 것 느끼게 되었을 때 태초에 주어진 영혼의 빈자리라 생각하고 당연히 받아 들이고 있 지만, 홀로 채울 수 없음이 너무나 힘든 시.. 방황 2007.03.22
파란 하늘 푸르른 하늘과 나의 자그마한 사무실에 넘실거리는 선율은 이 가을의 미소를 한껏 가슴에 담게 합니다. 하지만 가을이 왔음에도 메마른 눈물이 나의 눈망울을 가로 막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풀 수 없는 여러 일들이 뇌리 속에서 그저 헝클어져 정리되지 않고 있기에 그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브람.. 방황 2007.03.22
아들의 성난 얼굴 나무 그늘 아래서 이름 모르는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벗삼아 이야기 나눔은 오늘이 처음이다. 자연의 한 그늘 아래서 나의 영혼에게 숱한 말들 전했지만, 그건 잠시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었을 뿐! 저 하늘에 흩어져 버리는 일순간의 상념이었을 뿐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뒷동산에 자리했던 야산.. 방황 2007.03.22
벽 지난밤에는 혼돈 속에서 몸부림 쳤던 잠자리를 갖어야 했습니다. 다가서려 해도 다가서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간간히 잠들었다가는 또다시 깨어나서는 어둠만을 응시해야 했습니다. 그 어둠 속 에서 나의 몸뚱이는 현실의 벽을 인식해야 했습니다. 어느날인가 그 깊은 속으로 나의 영혼을 담을 수 있.. 방황 2007.03.22
자책 나 선하지도 밝지도 않지만, 남을 크게 속이거나 해아혀 아니하며 살아왔음에 때때로 나를 분노하게 만들고 세상의 어둠만을 생각케 만드는 이들 있어, 지금 나의 마음은 구름 잔뜩 낀 저 하늘과 같다. 아마도 국민학교 일 학년 때인가- 빈 교실 선생님 탁자 밑에 있던 자동차 장난감이 갖고 싶어 몰래 .. 방황 2007.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