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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작도의 발자취

묵향의 이야기 2018. 7. 6. 15:45

 

 

 

어느 날인가부터 막연히 대이작도에 대한 동경이 생겼고, 결국 지난주에 발을 내딛었다. 이작도는 고려 때 왜구들이 이 섬을 거점으로 해적질을 하여 이적도라 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작도라 불리게 되었단다.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에는 군마를 관리하던 곳이며 신석기 시대의 패총도 있을 만큼 유래가 오래된 섬이다. 덕적도에서 동남쪽 방향에 위치해 있는데, 행정구역은 대이작도 북쪽에 있는 자월도(자월면)에 속하고, 인천연안터미널에서는 자월도 승봉도 그리고 (대·소)이작도로 연결되는 페리 배편을 이용하면 된다. ‘고려고속훼리’ 사이트에 들어가면 날짜마다 요일마다 인천 및 이작도 출발 시각이 다른데, 보편적으로 하루 두 번 승선할 수 있다.

 

넓이가 2.57km2, 해안선 길이가 18km에 불과한 대이작도를 가는 목적은 가족들의 해변 휴양 및 체험(갯벌, 독살, 낚시 등)과 트레킹 또는 관광 등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나는 풀등 관광과 트레킹을 목적으로 방문하였고 그 방향으로 경험담을 늘어놓으려 한다. 트레킹만을 생각하고 방문한다면 아침에 인천에서 출발해서 바쁜 발걸음으로 서너 시간 걷고 오후 배를 타고 돌아 올 수 있으나, 승선비 이동시간 등을 생각한다면 1박 2일로 풀등에 다녀오는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풀등’이란 강물에 모래가 모이고 쌓여 그 위에 풀이 수북하게 난 곳을 말하는데(사전), 대이작도의 풀등은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모래가 쌓여서 썰물 때만 그 모습을 드러내고 발을 내딛을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1박 2일 일정에서 출발 시각을 정할 때는 ‘작은풀안해수욕장’에서 풀등까지 이동시켜 주는 모터보트 선장(풀등 선장 010-9019-1224 요금 1만원)에게 문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고, 등산(트레킹)은 여유 시간에 코스를 잡으면 된다.

 

선착장이 있는 큰마을에서 숙박을 하고 출발할 경우 형제바위 부아산 그리고 송이산을 거쳐 그 섬의 끝 계남마을까지 갔다가 아스팔트 길을 따라 되돌아오면 될 듯. 큰마을(선착장)을 지나 고개 넘어 장골마을(작은풀안 및 큰풀안 해수욕장 인접)에서 숙박할 경우(나의 경우)는 부아산을 거쳐 형제바위까지 갔다가 아스팔트 고개 넘어 되돌아 왔다가 다음날 장골아래해변(0.4㎞)에서 송이산을 거쳐 계남마을까지 갔다가 귀환하면 되고, 대이작도의 끝 계남마을에서 묵을 경우는 숙소 주인에게 송이산 입구 또는 큰마을의 형제바위 입구까지 태워 달라고 하여(대중교통 없음) 트레킹 코스에 발을 내딛으면 되겠다. 풀등 관광과 가벼운 트레킹이 목적이라면 풀등 선착장(작은풀안해수욕장)과 부아산 또는 송이산의 접근 용이성 등을 볼 때 장골마을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편 식당은 선착장, 큰마을, 장골마을, 계남마을에 각 1개씩 있고 늦은 시간에는 문을 닫을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하고, 비상 먹거리(아침식사 포함)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할 듯.

 

 

 

 

 

아래 사진들은 선착장에서 형제바위 부아산 송이산 그리고 계남마을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로 나열했고, 마지막으로 풀등의 모습을 올렸다.

 

 

선착장에 도착하면 미리 연락한 숙소에서 차량을 갖고 손님을 맞이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섬의 끝 계남마을까지는 아스팔트 길로 대략 4km 쯤이고, 장골마을까지는 1.5km 쯤이다.

 

 

 

 

부아산에 가는 길은 장골마을 가는 고개를 조금 올라가다가 좌측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대이작 치안센타(선착장 700미터) 쯤에서 좌측 큰마을선착장 쪽으로 난 데크 길로 가면 형제바위를 갈 수 있고 형제바위 바로 전에 부아산으로 올라가는 이정표가 있다.

 

 

 

오형제 바위와 등대

 

 

오형제 바위에서 바라본 전망대 그리고 왼쪽에는 선착장이 있는 큰마을, 오른쪽에는 소이작도가 보인다.

 

 

형제바위를 갔다가 부아산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면 부아산 휴게쉼터와 정상(전망대)의 이정표가 나오는데, 당연히 우측 오솔길로 400미터 정상으로 발을 내딛는다.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 좌측 정상(전망대)와 우측 봉화대(송이산) 갈림길이 나오는데, 몇 분 거리의 정상을 다녀왔다가 봉화대로 간다. 정상 부근에는 위험하지 않으나 날카로운 바위들이 있으니 조심조심! 왼쪽에 송이산이 보인다.

 

 

 

선착장이 있는 큰마을과 소이작도가 보인다.

 

부아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볼 수 있는 풍경.

 

 

부아산 주차장 쪽에서 정상으로 건너가는 구름다리

 

 

부아산 주차장(장골마을) 쪽에서 부아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천국의 문이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부아산 주차장을 거쳐 전망테크와 팔각정 쪽으로 가면 송이산으로 가는 내리막길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장골아래해변까지는 돌길 내리막이기 때문에, 장골마을에서 부아산과 형제바위를 본 후 다음날 송이산을 갈 때는 장골아래해변으로 가서 송이산으로 코스를 이어가는 것이 좋음.  

 

 

팔각정 쪽에서 송이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오면 장골아래해변이 나온다. 장골마을에서 400미터.

 

장골아래해변에서 송이산으로 올라가는 초입

 

 

장골아래해변을 거쳐 송이산으로 몇 분 올라가면 알미해변(0.3km)과 송이산 정상(0.5km)으로 가는 갈림길 이정표가 나오는데, 오솔길을 따가 갔다가 되돌아올 만큼 멋진 곳이 되지 않기에 알미해변은 외면하고 송이산 정상으로 발길을 내딛는 것이 좋을 듯.    

 

알미해변의 모습. 가까운 곳이지만 굳이 시간을 내어 갈 곳은 아닌 듯.

 

송이산을 오를 때 나를 사로 잡으려고 많은 거미들이 거미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송이산 정상에는 정자가 기다리고 있다.

 

 

 

 

송이산에서 내려오면 계남마을까지 1.6km 아스팔트 길을 걷게 된다. ‘섬마을 선생님’ 촬영지가 있다는 그곳까지 가다보면 좌측에는 목장불 해수욕장과 우측에는 장골마을에서부터 이어진 큰풀안해수욕장 입구가 나온다.

 

계남마을 가는 고갯길에서 바라본 목장불 해수욕장의 풍경.

 

장골마을에서 들어갈 수 있는 큰풀안해수욕장으로 이어진 해변. 목장불 해수욕장과 길 하나를 두고 반대편에 있다.

 

 

 

계남마을의 끝 한쪽 편 해변이다. 바로 오른쪽에 섬마을 선생님의 촬영지였던 폐교가 있다.

 

 

 

사유지에 남아 있는 ‘섬마을 선생님’ 촬영지였던 폐교는 펜션과 잡풀에 둘러싸인 채 멀리서 바라봐야만 했고, 폐교 반대편에 있는 계남해수욕장을 사진 한 장에 담고 아스팔트 길을 따라 장골마을로 발길을 되돌렸다.  

 

계남해수욕장의 파노라마 풍경.

 

계남마을에서 40분쯤 아스팔트 길을 걸어서 장골마을 작은 사거리에 도착했다. 아스팔트길을 걷지 않고 목장불해수욕장이 있는 큰풀안해수욕장 입구로 들어서서 해변을 따라 장골마을로도 올 수 있다.

 

장골마을에서 큰마을(선착장)으로 가는 고갯길 초입에 삼신할미약수터가 있다.

 

안내판 바로 아래에 약수터가 있고, 안내판에서 고개 쪽으로 조금 더 오르면 부아산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약수터에서는 부아산으로 올라갈 수 없음.

 

 

장골마을 사거리에 붙어 있는(50미터) 작은풀안해수욕장의 풍경

 

 

장골마을의 작은 사거리에서 작은풀안해수욕장로 바로 들어서게 되는데, 해변 좌측에는 정자와 데크 길이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면 풀등으로 실어다 주는 모타보트 승선장이 나온다.

 

풀등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대한민국 최고령 암석

 

선착장에서 바라본 큰풀안해수욕장의 풍경.

 

모터보트로 몇 분이면 도착하는 풀등이 수평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풀등’ 이라 부르는 이 모래섬은 밀물 때는 바다에 잠겨 있다 썰물 때만 나타난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는 길이 5km, 폭 1km의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기도 한다.

 

 

풀등 좌측 해변에 발을 내딛는 순간 모래사막에 서 있는 듯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나는 반대편 끝까지 하염없이 걷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며 파도가 만들어 놓은 신비한 모래 문양을 사진에 담기 바빴다. 6명 정원인 모타보트는 선착장에서 계속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사람들은 사막(?)에서 고동, 바지락, 비단조개 등을 주어 담으며 해변이 아닌 모래섬의 색다른 경험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