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태풍 전날 밤

묵향의 이야기 2012. 8. 27. 20:26

 

 

나뭇잎들이 흔들거리더니

나뭇가지들도 떨기 시작했어요.

개미들도 보금자리 둘레

을 쌓느라 분주하네요.

 

바람결은 거친 숨소리를 내뿜기 시작했어요.

FM에서는 ‘운명’이 터져 넘쳐흐르고 있죠.

작은 도시 여기저기서 태풍 대비 스피커도 울려 대네요.

 

알 수 없는 불안!

이 바람의 선율이

거센 폭풍의 전조라는 것은

문명의 혜택 때문이겠지요.

 

삶의 고난은 예보되지 않는 것인가요?

나는 도대체 어디에 서 있는 것인가요?

 

오늘 아침은 정말 얄궂었어요.

가을하늘 마냥 눈부시도록

푸른 청명함이 하늘의 날갯짓하게 했죠.

 

검은 땅에 내리 꽂는 번개도

하늘의 땅에 대한 사랑의 고백처럼 보였듯이.

 

점점 거칠어가는 나뭇가지의 숨결처럼

현실의 공포는 점차 밀려오고 있어요.

 

몇 년 전 성난 자연의 심술에

커다란 느티나무 두 개를

세상과 이별하게 만들었던

그런 태풍이 내 달리어 오고 있어요.

 

지난 해 몹시 나를 힘들게 했던

그런 시련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해

분노를 떨치기 시작한 것이죠.

 

때로는 ‘운명’에 맡겨야 하는 것이 삶인가 봅니다.

때로는 몸을 숙여 감추고,

때로는 파란 하늘을 향해

때때로 크게 웃는 것도 삶인가 봅니다.

 

때로는 숙명을 벗으로 받아 드리는 것도

삶의 마지막 순간!

 

일생을 행복으로 치장해 주는 술수인가 봅니다.

 

2012년 8월 27일

 

사진 : 2012년 8월 몽골 초원에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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