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낙서) 포토 에세이

작은 새

묵향의 이야기 2017. 8. 31. 08:51




밤새 비가 내렸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시간임에도

하늘은 어둡고 장대비는 여전하다.

 

이미 숲과 땅 위에는 피할 곳이 없고

빗물소리에 내 가슴도 깊이 젖어 드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린 새 소리가 애처롭다.

 

빗방울 그치기만을 기다렸을 작은 새는

어둠이 걷혔는데도 날개를 펼쳐 보지 못한 채

웅크리고 배고픔을 삭여야 한다.

 

무심한 비는 끝내 멈추지 않고

부칠 곳 없는 마음속에

어느덧 바다 되어 넘쳐흐른다.


2005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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