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얼음판 위에 벌렁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여신의 무희가 새색시 첫날 밤 옷고름 풀 때처럼
가슴이 부풀며 펼쳐졌다가 오그라지듯 하니,
내 심장이 멈출 것 같아 차라리 고개를 돌려 버린다.
그녀가 치마폭을 펼친다.
살짝 열린 창문으로 스며드는 바람결에
흩날리는 속치마가 내 얼굴 위를 스쳐 지나가듯 하니,
내 숨결은 가빠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바라볼 수 없어 차라리 눈을 감는다.
비로써 나는 여신의 손에 이끌려 살며시 다가가
보석처럼 깔려 있는 별들을 밟으며 춤을 춘다.
그녀의 “Shall we dance?"
그 한 마디에 나는 세상을 잊고 하늘을 날고 있다.
기진해 버린 나를 배려하기 위해 잠시 모습을 감추었다가는
또다시 유빙 해변에 모습을 드러낸다.
나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서는 독무대의 화려한 댄스를 펼친다.
내 귀에는 천상의 천사들의 코러스도 들려온다.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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