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따라 길 따라

노르웨이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38일 간의 여정 (5~7일차)

묵향의 이야기 2018. 9. 26. 13:52

【노르웨이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38일 간의 여정】

(5일차~7일차)

 

▷ 5일차 (8월 11일 토) : 스톡홀름 출발 박스홀름 Vaxholm 섬 경유 후 시그투나 및 웁살라 방문 후 헤르뇌산드 Harnosand 못 미쳐 Ant jams Camping och Stugby 텐트 (487km)

 

▷ 6일차 (8월 12일 일) 헤르뇌산드 Harnosand ~ 핀란드 로바니에미 Rovaniemi의 Ounaskoski Camping Rovaniemi 텐트 <이동> (731km 8:20)

 

▷ 7일차 (8월 13일 월) 로바니에미 산타마을 - 엘프 마을(Elves Hideaway / Kongas ) - Lemmenjoki 국립공원 입구 - 이나리 Inari의 Uruniemi Camping Ky 캐빈 378km

 

▷ 5일차 (8월 11일 토)

오슬로에서 노르웨이 북쪽 끝 노르캅에 승용차로 가려고 하면 스웨덴과 핀란드를 거쳐 가야만 한다. 장시간 운전하여 삼일 만에 갈 수도 있지만, 지나치고 나면 그 자리가 텅 비어 있지 않을까하여 올라가는 길목의 볼거리를 알아봤다. 여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스톡홀름 위의 시그투나 Sigtunna 그리고 그 위의 웁살라 Uppsala 시에 멈췄다 가고, 그 전에 스톡홀름에서 1시간 거리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라는 박스홀름 Vaxholm 섬을 들렸다가 나오기로 했다.

박스홀름은 호수에 별빛과 달빛이 머물다 가는 듯 고요한 항구도시였다. 굳이 세 시간을 소비하며 되돌아 와야 했을까 하는 약간의 후회도 있었지만, 북으로 내달음치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휴양도시의 이미지를 주었다. 중앙 로타리에 자리 잡고 있는 트럭 야채 행상 그리고 미소를 머금으며 유람선을 타러 나오는 관광객들의 미소도 예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스톡홀름에서 40km 떨어져 있고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에 하나이며 천 년 전 바이킹 시대의 수도였다는 시그투나 Sigtunna는 아담한 마을이라고도 할 만큼 작은 도시였다. 오래된 세월의 흔적으로 성 마리아 교회 St Mary's Church와 무너져 있는 교회 유적지가 있으며, 지금은 전시관으로 쓰이고 있으나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시청사(?)였다는 건물 Sigtuna Radhus 그리고 무척 짧지만 관광객들로 붐비는 스토라 가탄 Stora Gatan 거리는 500km를 넘게 달려가야 하는 우리들의 바쁜 발길을 잡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었다. 또한 웁살라에서 시그투나로 그리고 스톡홀름까지 이어져 겨울에는 스케이트 경주도 열린다는 멜라렌 호수 또한 스톡홀름 관광의 한 부분으로 시그투나를 방문해 보라고 말해 주었다.

 

고대 바이킹 왕조의 수도였으며 스칸디나비아의 종교 중심지였고 가장 큰 성당이 있는 웁살라는 스톡홀름에서 70km 거리에 있는데, 린네 공원에 있는 대성당은 13세기에 지어졌으며 그 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웁살라 대학은 1477년에 설립된 스웨덴 최초의 대학이다. 대성당 주위로 넓게 자리하고 있는 캠퍼스를 모두 둘러보기는 힘들기에 대성당과 바로 근처에 있는 본관 건물에 추억의 흔적을 남기고 서둘러 북쪽으로 내달렸다.

 

계획된 일정은 스톡홀름에서 출발하여 세 곳을 들린 후 590km를 달려가 외른셀스비크 인근의 캠핑장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었다. 스웨덴과 핀란드 사이에 있는 보트니아 만을 따라 올라가는 그 길은 스웨덴의 주된 도로이기에 시원스럽게 내달릴 수 있었지만, 시그투나와 웁살라의 매력에 빠져 많은 시간을 멈춰있던 우리는 헤르뇌산드 Harnosand 못 미쳐 Ant jams Camping och Stugby 호숫가에 텐트를 치고 석양을 맞이해야 했다.

 

▷ 6일차 (8월 12일 일)

오늘은 무조건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Rovaniemi까지 가야만 한다. 트렁크에는 큰 짐으로 가득 차 있고 차 안에도 이런저런 짐들로 비좁아 진 불편한 자리에서 8시간 넘게 덜컹거리며 시달려야 하는 일행들은 어느 누구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운전기사가 졸리지 않도록 얘깃거리 먹거리를 건네주며 달렸다.

 

또다시 여러 대의 휴대폰에서 울리는 문자메시지 소리에 스웨덴의 국경을 넘어 핀란드에 들어 선 것을 알게 되었고, 한 시간 반 남짓 시간이 지나니 드디어 로바니에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숙소를 찾기 전에, 한때 지구 상 최북단에 위치해 있었고 햄버거를 사면 오로라 엽서도 준다는 맥도날드 점포를 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평범한 햄버거 가게일 뿐. 겨울이 되면 엽서를 줄까?

 

로바니에미는 작은 도시이다. 그 도시를 끼고 도는 강가에 있는 Ounaskoski Camping Rovaniemi에 텐트를 펼치니 9시가 넘으며 석양 노을과 도시의 불빛이 우리의 얼굴을 붉게 화장시켜 주었다. 그리고는 침낭 속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산타를 꿈꾸며 내일을 기다렸다.

 

▷ 7일차 (8월 13일 월)

산타마을 (Santa Claus Village, Joulupukin Pajakyla)은 로바니에미에서부터 E75 도로를 따라 십분 거리쯤에 있다.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Santa Park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그곳은 테마파크로 목적지가 아니므로 헷갈려서는 안 된다.

 

산타마을에는 세 개의 테마 건물이 있는데, 겨울에만 세 곳을 개관하고 평상시에는 1관과 2관만 열고 있으며, 주차를 하고 산타마을로 들어서면 가운데 큰 건물이 보이는데 그 건물은 Three Elves라는 레스토랑이며 그 오른쪽에 기념품과 산타가 있는 2관(?)이 있고, 레스토랑 왼편 주차장과 가까운 쪽에 우체국 그리고 북극권을 경계 짓는 66° 32‘ 35’‘의 라인이 있다.

 

또한 북극권 경계선에 1관(?)이 있는데 산타 사는 나라의 부엌과 침실 등이 어린 아이들이 훔쳐볼 수 있도록 살짝 문이 잠긴 채 있고, 2층에는 비밀스런 방에서 산타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산타를 만나는 것은 주머니가 텅 비어 있어도 되지만, 산타의 흰 수염을 사진에 남기고 싶으면, 산타가 세상의 어린아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도록 후원금(?)을 내고 그곳의 카메라로 찍고서 사진을 찾아야만 한다.

 

아이들이 겉봉투에 ‘산타 할아버지에게’라고만 써도 이곳으로 배달된다는 우체국에는 그 편지에 답장을 써 주는 엘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누구에게 보내려는지 알 수 없는 엽서를 쓰고 있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있었고 우체통에 곱게 쓴 편지봉투를 넣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핀란드에서 산타마을만 보고 가기가 아쉬워서 자료를 찾던 중 작년에 Kongas라는 곳에 엘프마을 Elves Hideaway이 개관했다는 그럴싸한 기사를 보고 E75 도로를 따라가면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외면하고 엘프마을을 어렵게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은 일종의 어린이들 체험마을로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게다가 그곳에서 노르웨이로 넘어가는 관문에 있는 Lemmenjoki 국립공원과 이나리 Inari로 가려면 산림 속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가야 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를 맞이해 주려고 숲속에서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순록들이 지루함을 달래 줬던 것이다.

 

핀란드의 울창한 산림을 기대하며 일정에 넣었던 Lemmenjoki 국립공원 입구까지 빗속을 뚫고 달려갔다. 제대로 된 안내판도 없고 길은 끝났건만 대체 어디가 공원 입구인지 알 수도 없는 야산 끝자락 같았다. 근처에서 머물 필요도 없고 다음날 다시 찾아올 필요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먹거리와 차 연료도 보충하기 위해 이나리 Inari로 가서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는 Uruniemi Camping Ky을 찾았다. 마음까지 적시고 있는 빗속에 텐트를 치는 것은 무리가 있어서 캐빈을 알아보니 다행히 우리가 머물 곳이 있었다. 형편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침대가 좋기는 하다.

 

드디어 내일 우리 여행의 첫 출발지라고 할 수 있는 노르웨이 최북단 노르캅을 향해 떠나는 날이다.

 

※ 북극권 (ARCTIC CIRCLE): 북위 66도 33분 이북의 범위. 북반구에서 한대와 냉대 기후대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되며, 동지와 하지의 명암의 경계선이 되기도 함. 하짓날에는 이 위도선 상에서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지지 않으며, 반대로 동짓달엔 해가 뜨지 않음. 일반적으로 북극점을 중심으로 한 북반구 고위도 지역을 총칭하는 용어의 의미.

 

※ 라플란드 (Lapland) : 북위 65도 이상의 지역으로 핀란드와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 러시아 콜라반도를 포함한 유럽 최북단 지역을 지칭. 순록 키우며 어업과 사냥 주업하는 라프족 Lapp 이 거주하는 곳으로 지명은 라프에서 유래. 라플란드 지역 중 가장 큰 도시는 핀란드의 로바니에미에 6만명 거주. 핀란드 지역의 라플란드 인구는 초 18만명인데, 이곳의 순록은 20만 마리 이상이라 함.



박스홀름 Vaxholm의 가장 큰 건물이네요.


달빛 별빛이 머물다 갈 만큼 고요한 항구입니다.


평온이 깃들어 있는 박스홀름의 거리입니다


시그투나 Sigtunna의 스토라 가탄 Stora Gatan 거리입니다.


스토라 가탄 거리 끝에 있는 작은 박물관


한때 세상에서 가장 작은 시청으로 쓰였다는 기념관


성 마리아 교회 St Mary's Church


엄숙하고 정갈한 느낌의 교회 안


교회의 유적지가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1757년이라는 숫자보다 다정한 연인의 모습이 더 아름답죠


린네공원에 있는 웁살라 대성당과 대학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행사가 있어서 성당 안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대성당 서쪽 편에 있는 웁살라 대학 건물


대성당 동쪽 편에 있는 대학 본관


지붕 위 둥근 조형물에 1~9의 숫자가 쓰여 있는데, 무엇을 말해 주나?


친절한 여주인의 맑은 모습만큼 캠핑장 호수도 아름다웠지요.


로바니에미 도심 강 건너에 보금자리를 펼쳤습니다.


이곳이 산타마을 입구입니다. 왼쪽 간판의 산타파크와 혼동마세요.


왼쪽이 Three Elves 레스토랑 건물이고 오른쪽이 기념품과 산타가 있는 2관입니다.


2관의 1층은 기념품점이고 2층으로 가면 산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타와 만나서 인사를 나눌 수 있지만, 사진은 산타마을의 카메라로만 찍을 수 있습니다.


Three Elves 레스토랑 건물 왼쪽으로 가면 우체국이 있죠.


손녀들에게 엽서를 쓰고 있을까


어린이들이 산타에게 보낸 편지들을 모아놓고 있습니다.


꿈을 담아 우체통에 넣고 있습니다.


오로라 여신을 만나기 위해 66° 32‘ 35’‘ 북극권 경계선을 날아 넘고 있습니다.


산타의 부엌을 엿보고 있습니다.


1관에도 산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화 중이니 들어오지 마세요!


겨울에는 어드벤쳐와 여러 사파리를 즐길 수 있나 봅니다.


힘들게 찾아간 엘프마을은 배를 눌러 달라는 산타가 있었습니다. 뱃속에는 무엇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엘프들은 지루함을 떨치게 해 줬죠.


처음 발을 내딛은 캐빈은 집처럼 포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