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짙게 휘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사무실로 달려 왔습니다.
언덕길을 올라갈 수 있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레 다가섰더니
이미 깔끔히 치워진 콘크리트 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했습니다.
굳게 외부와 밀폐되었던 차의 문을 열고 발을 내딛는 순간
아마도 두 서너 종류의 수많은 새 떼들이 눈 덮인 나뭇가지
사이에서 경쾌한 합창 경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새들의 상큼한 합창은
순백색의 나뭇가지 사이로 나의 마음과 눈길을 끌어들였고,
지난밤 술에 찌들었던 나의 육신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어줬습니다.
곧 사라져버릴 것이 아쉬워 서둘러 잔디밭을 향했습니다.
잠시나마 순결한 영혼을 만들어준 하얀 세상은 렌즈에 담고
자연의 숨결을 안겨주었던 새 소리들은 마음에 담아
무념무상의 행복을 이제 되새김질하고 있습니다.
이 행복을 오늘 저녁 장모님의 고희연으로 이어가렵니다
0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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