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2학년이 된 현주 반의 남자친구가 이야기 했단다.
"집에 운전기사 아저씨 있으니
현주네 무지 부자인가 보다"
아마도 1학년 때 몇번인가 학교 앞까지 데려다 주고
길을 건너는 현주에게 손을 흔들어대던 내 모습을
그 녀석이 보았던 모양이다.
30대 아빠를 둔 고 녀석 눈에는 50대에 들어선
내 모습이 도저히 현주의 아빠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거다.
늙은 운전기사 아저씨의 모습이였나 보다~
"현주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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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녀석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엄마' 보다 '아빠'를 먼저 불러준 놈은 현주 뿐이다.
달리 애틋하게 해 준 것도 없건만 현주는 '아빠'가 1순위였다.
침대의 아빠 자리를 현주가 차지하고는
아빠는 2 순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어릴적 총싸움 칼싸움 하자며 아빠에게 보채던 현주 오빠에게
불쌍하게도 나를 쏙 빼 닮은 현주는 오빠와 놀자며 채근거린다.
나는 '엄마 오빠' 다음으로 3순위로 밀려 나고 말았다.
무려 8살 차이가 나는 언니는 애초부터 안하무인이였다.
오빠에게 밀리고 막내에게 차이는 둘째의 설움이
현주에게 들켰나보다. 여전히 현지는 현주의 밥이다.
그래도 아빠와 살아갈 시간보다
오빠와 살아갈 삶이 더 많을 것이기에
아빠를 밀치고 오빠 품에 안기는 모습에 나는 흐뭇하다.
그래도...
2년 전 내 책상 앞에 붙여진 현주의 편지 이후....
서서히 아빠는 5순위로 밀려 나고 말았다.
"아빠~ 담배 피지 말아!"
그래도 빈 가슴 채울 길 없다며 피워대는 아빠 담배연기에
현주는 마음을 닫아 버린 모양이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2009. 3. 29.
-2007년 7살 현주가 아빠에게 쓴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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