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되에서 17번 관광도로를 따라 스테인세르 경유 트론헤임까지 달리다.
【노르웨이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38일 간의 여정】
(16일차~19일차)
▷ 16일차 : (8월 22일 수) 모스케네스 moskenes - 보되 Bodø - 소용돌이 (saltstraumen) - Gildeskal 섬들 조망 - 외르메스 5형제봉 - 글름피요르드(glomfjord) 조망 - 스발트이센 빙하 (svartisen glacier) 전망- 페리 2번 - 킬보그하븐(kilboghavn)의 Polar Camp 302km
▷ 17일차 : (8월 23일 목) : 킬보그하븐(kilboghavn)- 모이라나 MoiRana - 대리석 궁전 (marmorslottet) - 산네스쉐엔(sandnessjoen)의 Sandnessjoen Camping AS 329km
▷ 18일차 : (8월 24일 금) 산네스쉐엔(sandnessjoen)의 캠핑장 - 자매봉(De syv sostre) 트레킹- 2번 페리 - 브로뇌이순(brønøysund) - 토르그하텐(torghatten) - 브로뇌이순까지 리턴 - Vennesund - 페리 - Holm Camping 캐빈 203km
▷ 19일차 : (8월 25일 토) Holm - 17번 도로 - 스테인세르 Steinkjer 경유 - 트론헤임 Trondheim 시내 관광 - 트론헤임 근처 Storsand Gard Camping 캐빈 358km
▷ 16일차 : (8월 22일 수) 오 (å) - 모스케네스 moskenes - 페리 승선 - 보되 Bodø - 뢰딩(Loding) - 소용돌이 (saltstraumen) - 40키로 지점 만년설 조망 - 17번 도로 - 우측 838 도로 순 Sund 방향 길데스콜 Gildeskal 마을 지나서 Gildeskal 섬들 조망 - 리턴 17번 도로 - 스토르비카 storvika 경유 - 레이포 Reipa - 외르네스 Ornes - 외르메스 5형제봉 - 네버달 Neverdal에서 글름피요르드(glomfjord) 조망 - (스토르글룸 댐) - 스발트이센 빙하(svartisen glacier) 선착장에서 빙하 전망 - 할사(halsa) - 페리 - 옥스카르뎃(ågskardet) - 17번 도로 - 제트빅(jektvik) - 페리 1시간 - 킬보그하븐(kilboghavn) - Polar Camp 302km
☞ 모스케네스 Moskenes Ferryport 승선 → 보되 Bodo fergekai
☞ 할사 Halsa Foroy 승선 → 옥스카르뎃 Agskardet
☞ 제트빅 Jektvik fergekai 승선 → 킬보그하븐 Kilboghavn fergekai
로포텐과 작별을 하기 위해 모스케네스 페리 선착장에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2번 대기줄 중간까지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오 (å)에서 오던 길과 선착장 사이의 바다는 거울이 되어 놓여 있다. 실체의 땅과 반영의 풍경 중 어느 것이 진실일까? 이곳에서 보되로 가는 페리는 예약이 필수라고 하기에 스볼베르에서 머물면서 스마트폰에서 헤매다 간신히 예약을 했다. 예약 절차는 어렵지 않았으나, 신용카드의 인터넷 안심결제 비밀번호(4자리 비밀번호 아님)를 제대로 챙겨오지 않으니 여러 카드를 들이대다가 간신히 하나가 맞아 떨어져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출발시각 7시가 가까워 오니 노란 조끼를 입은 직원이 카드 결제기를 들고 대기차 순서대로 옮겨 다니며 승차권을 발매했다. 그럼 뭐야? 예약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현장 구매하는 차들이 앞서 많이 있으면 예매 결제한 사람들은 승선을 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풀지 못한 의문점이다. 카드를 달라는 말에 예약번호를 알려주니 승차권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세 시간 삼십 분쯤 지나니 보되 항에 들어섰다. 보되는 노르웨이 북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북극권에 속해 있어 여름에는 백야를 볼 수 있고, 시내에는 다양한 박물관이 있으며 페리 터미널과 기차역이 같이 있고 기차역 2층에는 값싼 여행자 숙소인 밴드러햄이 있다는 보되를 그냥 빠져 나와 80번 도로를 타고 나와 선착장부터 17km쯤 지난 곳 뢰딩 Loding에서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17번 도로를 만난다. 보되(bodø)에서 시작해서 스테인쉐르(steinkjer)에서 끝나며 총 650km 6번 페리를 이용한다는 그 관광도로에 대한 소개를 인용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세계에서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어 있고, 줄곧 해안을 끼고 달리는데 오른쪽 바다에는 70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에 항상 페리로 쉽게 갈 수 있으며 빙하가 만들어낸 에메럴드 피요르드 해안은 방향이 바뀔 때마다 파노라마를 일으킨다. 수 만년에 걸쳐 빙하가 깎아낸 바위산은 경사면이 반질반질 아래로 쭉 뻗어 있고, 그 아래 바다는 빙하가 녹은 엷은 남색 빛이었다가 산그늘이 들면 짙은 남파랑으로 바뀐다. 그 바닷가에는 북유럽에 흔한 "여우의종"이라는 이름의 꽃은 색깔도 강렬한 분홍으로 뚜렷한 대조를 만들었다. 노르웨이 중부 최고의 관광루트17번 국도의 그 아름다움은 로포텐의 10번 국도에 버금갈 정도이다. 해안 길을 굽이굽이 돌다가 불쑥불쑥 보이는 기묘한 산들을 볼 때마다 쉼 없이 나오는 탄성으로 지치고 배가 고파지는 17번 도로! 스발트이스(svartis)빙하를 끼고 도는 보되에서 모이라나 MoiRana까지가 최고!
인용한 글을 쓴 분은 문학 소년인가? 소설가인가? 잔뜩 기대에 부풀어 17번 도로에 들어서고 10km쯤 내려오니 긴 다리가 나오며 네비에 찍은 소용돌이(Saltstraumen) 안내는 끝난다. 다리 한 가운데에 차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으란 말인가? 다리를 그냥 건너니 바로 오른쪽에 Saltstraumen 안내판이 보여 급히 우회전하니 마트 주차장도 보이고 몇 대의 차를 세울 수 있는 소용돌이 주차장도 있었다. 방향 표시가 없어서 다리 아래쪽으로 조심스레 내려가니 소용돌이 비슷한 물살이 보였다. 보되 안쪽에 굉장히 넓은 피요르드가 있고 그곳으로 하루에 두 번 바닷물이 밀물 썰물 때 들어왔다 나갔다 해야 하는데, 그 다리 밑 해협은 폭이 겨우 100 여 미터 정도이기에 굉장히 물살이 빠르고 그 바다 밑 바위 인해 엄청난 소용돌이를 일으켜 5분만 바라봐도 빨려 들어가는 아찔함을 경험하게 된다는 Saltstraumen! 속았다는 생각에 주변을 둘러보니 “STAY TRUE TO WHO YOU ARE!"라는 경고문구가 보였다. 우리가 때를 잘못 맞춰 온 것일 뿐. (※ 다리 밑뿐만 아니라 몇 곳 전망 지점이 있다)
살트스트라움에서 루트 17번을 따라 30 여km쯤 지점에서 내리막길로 들어서면 왼쪽에 1000m가 넘는 만년설을 가진 산들 스모틴단 실에스콜(smatindan sildeskal)이 대서양을 굽어보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그곳에서 좀 더 내려가면 길데스콜(gildeskål)과 Sund으로 가는 오른쪽 838번 도로를 만나게 되며 그 길로 올라가면 길데스콜 (한국의 군에 해당하는 kommune)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섬들을 왼쪽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길데스콜 중심지에서 위로 3km쯤 더 올라가다가 있는 오래된 교회에서 그곳을 사진에 담았다. 그런데 노르웨이 북쪽에 살고 있는 사미(sami)족의 전통 가옥을 현대식으로 해석하여 자연 환경을 어떻게 하면 파괴하지 않고 집을 지을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실험용 집들이 해안가에 있다고 하지만 어디에 있는 지 알 수가 없어 그냥 지나쳐 온 것이 아쉽다. 임대도 한다는데 그곳에 머물면 어떤 기분일까 싶었는데!
다시 루트 17번으로 되돌아 나와 13km 내려오면 스토르비카(storvika) 휴게소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을 보면 나무가 우거진 푸른 산 위에 우뚝 솟은 몇 개의 바위가 보이고 왼쪽 길을 따라서는 깎아지른 바위산이 늘어서 있고 그 아래 아늑한 마을이 행복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강 분홍 자주색인 폭스벨(foxbell)과 분홍바늘꽃(fireweed)도 어우러져 있다. 잔잔하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바위산과 그 아래 양지바른 곳에 서있는 한두 채의 농가. 그들은 어우러져 가슴을 콩당콩당 울리게 하지만 위압적이거나 억지스럽지 않아 머물수록 평온이 온다.
대서양을 오른쪽에 끼고 돌아가니 곧 레이포 Reipa를 지나쳐 외르네스 Ornes 중심가를 지나친다. 준비해 간 자료에는 “외르네스가 보일 즘 다섯 개의 산이 왼편에 보임. 그 산을 감상하기 위해 외르네스 가기 전 다리를 건너지 말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더욱 멋진 모습 볼 수 있음.”이라고 되어 있으나, 다리는 외르네스 중심을 지나 끝날 쯤에 나왔고 급히 왼쪽으로 핸들을 돌려 마을의 좁은 길로 올라갔다. 하나의 통 바위가 산 전체를 이루고 있어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고 싶다는 오 형제봉을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스마트폰에만 담고 다시 17번 도로로 되돌아 나오니 바로 네버달 Neverdal을 지나치게 되는데, 그곳에서 왼편의 설산과 그 아래 쪽빛 물색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글름피요르드(glomfjord)를 가슴에 담게 된다. 잔뜩 하늘을 덮고 있는 먹구름과 차창을 가로 막는 빗줄기가 야속할 뿐이다.
글롬피요르드는 빙하가 녹은 코발트빛의 바다와 산위에 스키장으로 유명하단다. 이곳의 해발 1000미터 위쪽에는 거대한 빙하가 있으며 이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반달모양의 큰 호수가 있는데, 여기에 돌로 댐을 만들어 수력발전을 하여 많은 전기를 만든다는 스토르글룸 (Storglomvatnet)이 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댐 빙하 전기 이런 것이 아니라 빙하는 무엇이며 어떻게 바위를 깎아 내려갔는지 거기서 남겨진 돌과 화석들 특히 빙하에 의해 패이고 깎인 후 남은 선명한 무늬 등 이런 것들이 널려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란다. 네비에 Storglomvatnet를 입력하면 구글이나 네비나 길 안내를 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 댐 가장자리에 있는 Holmvassdammen을 찾으면 길이 나온다. 네버달 Neverdal에서 남으로 내려가며 짧은 2개의 터널을 지나친 후 바로 세 번째 터널이 나오고, 그 사이에 댐으로 가는 산길이 나온다는데 우리는 지나치고 말았다.
아쉬움을 빗물에 씻어내며 7km가 넘는 세 번째 터널에서 나와 10km쯤 달리니 주차장이 피요르드 쪽으로 있고, 그 왼편에 스발트이센 빙하(Savartisen glacier)까지 오가는 배를 타는 선착장이 있다. 스발트이스(svartis) 빙하에 대한 예찬의 글을 인용한다. “빙하 아래 바다는 말로 형언할 수없는 색으로 칠해져 있고, 그 색은 보는 시간 날씨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어 도대체 뭐가 본래 색인지 알 수 없다. 빙하의 푸른색은 프리즘화된 ‘글레이셜 블루’라 하는데, 그 빙하 태고의 강열한 파랑이 세상에 녹아드니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남색의 부드러움으로 바뀌었다. 노르웨이에는 수많은 빙하가 있지만 대개의 패키지 또는 자유여행객이 가는 빙하는 남쪽의 브릭스달 빙하이다. 그러나 남쪽의 빙하는 그저 황량한 바위틈을 흘러내리는 얼음덩이로 무미건조하지만, 이곳의 스발트이스 빙하는 바다와 가까이 있어서 굉장히 멋있는 사진을 만든다. 더구나 맞은편 언덕 곳곳에 핀 "분홍바늘꽃"(fireweed)이 그 배경을 만들어 준다.”
이제 17번 도로는 할사(halsa)에서 배를 타고 십 여분 만에 옥스카르뎃(ågskardet)으로 간 후 산을 넘고 해안가를 돌아 이어진다. 함께 배에 탔던 차들이 무척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제트빅에서 떠나가는 배 출발시간에 맞추기 위해 달렸던 것이다. 제트빅(jektvik)에서 킬보그하븐(kilboghavn)까지는 거의 한 시간을 배로 간다. 그날 밤은 킬보그하븐 근처의 Polar Camp에 여장을 풀었다.
▷ 17일차 : (8월 23일 목) : 킬보그하븐(kilboghavn)의 Polar Camp - 모이라나 MoiRana - 뢰스볼(Rossvoll) - Melfjordbotn 근처 대리석 궁전 (marmorslottet) - 모이라나 MoiRana - 산네스쉐엔(sandnessjoen)의 Sandnessjoen Camping AS 329km
칠 자매봉이 있는 산네스쉐엔을 가면서 모이라나 MoiRana를 거처서 세 시간쯤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와야 하는 대리석 궁전 (marmorslottet)을 갈 것인가 고민이었다. 그곳은 전날 찍어본 네비에도 나오질 않았고, 산속 깊은 곳에서는 유심칩을 끼워간 스마트폰의 구글 안내도 종종 멈춰버린다. 괜히 시간낭비만 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었지만, 17번 국도의 진미는 보되부터 모이라나까지라고 했으니 일단 그곳까지 달린다. 뢰스볼을 지나서 구글 지도가 안내해 주는 길을 따라가니 호수를 끼고 덜컹덜컹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리니, Melfjordbotn (네비의 목적지로 찍어도 좋을 듯) 마을과 marmorslottet을 가리키는 안내판이 보였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농가를 오른쪽에 두고 잘 다듬어진 오솔길을 걸으니 다시 대리석 궁전 방향 표시가 나왔고, 좁은 길을 따라가니 거센 물소리가 들렸다. 기나긴 세월 동안 거센 물결이 대리석 바위에 기묘한 모양을 만든 계곡이었다. 갑자기 여인의 고운 노랫소리가 흘러 나왔다. 조수미의 ‘대리석 궁전에 살았네!’가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바람결에 실려 내게 전해졌다.
킬보그하븐에서 산네스쉐엔까지 모이라나와 대리석 궁전을 거치지 않으면 페리 (nesna ~ levang)를 타고 2시간(주행시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 쉽게 가보지 못하는 궁전에 머물다 왔다는 기쁨을 안고 길고 높고 멋진 다리를 건너 산네스쉐엔 섬에 들어섰다. 이미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행장 바로 근처에 있는 Sandnessjoen Camping에 짐을 풀었다.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 그어져 있던 66° 32‘ 35’‘ 북극권 경계선이 지도상으로는 한참 남쪽에 있는 모이라나를 지나간다. 그 이유 때문인지 캠핑장에서는 대서양을 물들이고 있는 석양을 노르웨이에서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 18일차 : (8월 24일 금) 산네스쉐엔(sandnessjoen)의 캠핑장 - Fy 138 도로 (Markvollelva 근처) - 자매봉(De syv sostre) 트레킹- 17번 도로 - Tjotta에서 페리 - Forvik Ferjekai 도착 - 17번 도로 - Andalvagen Ferjekai에서 페리 - Horn Fergeleie 하선 - 17번 도로 - 살후스(salhus)에서 76번 - 브로뇌이순(brønøysund) - 토르그하텐(torghatten) - 브로뇌이순까지 리턴 - 살후스 Salhus에서 17번 도로 - Vennesund - 페리 - Holrm 하선 - Holm Camping 캐빈 203km
☞ Tjotta fergekai 승선 → Forvik fergekai
☞ Andalvagen fergekai 승선 → Horn fergekai
☞ Vennesund 페리 승선 → Holm 도착
“출발점은 마크볼(markvoll)이고 대체로 3개의 봉우리만 가는 트레킹 시간은 4~5시간. 난이도는 보통이며 트레킹 코스의 표시가 잘되어 있으며, 쉐링겐 (Skjæringen)과 트빌링겐(Tvillingene) 사이를 올라가 해발 762미터인 악슬라(Aksla)까지 같은 길이고 악슬라에서 북동쪽으로 올라가면 쉐링겐이고 반대편이 트빌링겐이다.” 라는 정보를 갖고, 일곱 자매 곁으로 가기 위하여 캠핑장에서 산네스쉐엔 쪽 17번 도로를 되돌아 올라가니 자매봉(de syv søtre) 안내표지가 있어 138번 도로로 들어섰다. 그 길에서 처음 마주친 왼쪽 주차장 쪽으로 들어서니 변전소 건물 옆에 Grytfoten과 Botnkrona 트레킹 안내판과 한 바퀴 돌아오는 Dronningruten 안내판이 있다. 갖고 있던 정보에 있는 글자와 다른 글자였지만, 칠 자매 중 어느 자매의 품으로 들어서는 것임이 분명한 것 같기에 우산을 쓰고 그 길을 따라갔다. 1/3지점(아마도)까지는 아래에 펼쳐진 멋진 풍경을 보며 흥겹게 올라갔지만, 인공저수지가 있는 그곳부터는 콧대 높은 어느 자매 봉우리가 우리를 내려다보는데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가파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일행 중 두 명이 밧줄을 잡고 힘겹게 한 고비 올라갔지만 또다시 밧줄이 거의 절벽 수준의 바위에 걸쳐져 있었다. 결국 자매의 품에 안기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높은 콧대만 바라보고 138번 도로를 따라 산네스쉐엔 남쪽으로 향했다. 17번 도로를 만나기 전까지 138번 도로에는 세 개의 자매봉 등산로 입구가 있었다. 아마도 중간의 입구가 내가 갖고 간 정보의 난이도 보통의 트레킹 코스 루트가 아닐까? 하지만 산세를 보면 정상까지는 난이도 보통의 등산로가 아닐 듯했다.
17번 도로를 만나 남쪽으로 5km쯤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Petter Dass-museet 관광안내 표지가 있다. 들어서니 해변의 작은 목장과 운치 있는 건물 그리고 교회와 박물관이 있다. 그리고 바닷가로 가니 2km 거리의 트레킹 표시가 있는데, 자매봉에서 시간을 아껴 해변을 따라 왕복 4km를 다녀왔으면 좋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갖게 되었다. 노르웨이에는 박물관이 무척 많았다. 물론 무료입장인 곳은 거의 찾기 힘들고 대부분 여행자의 가벼워진 지갑을 꺼내라고 한다. 게다가 마을마다의 작은 박물관이기 때문에 유료입장을 하지 못하고 살짝 화장실만 사용하곤 했다. 북극권을 벗어난 산네스쉐엔부터는 남부지역으로 가기 전까지 유럽의 목가적 풍경이 펼쳐졌다. 그 전원의 모습을 사진보다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에, 귀국하면 수채화이든 유화든 배워 보리라 마음먹고, 산네스쉐엔 남쪽 끝 예쁜 모습으로 둘러싸인 Tjotta에서 페리를 타고 Forvik에서 하선한 후 17번 도로를 이어갔다. 그리고 불과 15분 후 다시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 살후스(salhus)에서 76번 도로로 갈아탄 뒤 브로뇌이순 (brønøysund)에 들어섰다. 그곳에는 노르웨이답지 않게 토르그하텐(torghatten 구멍 뚫린 바위) 안내판이 큼직하게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주차장에서 800m 거리에 있는 토르크하텐은 산 중앙에 길이가 160미터 높이 35미터 폭이 20미터나 되는 매우 큰 구멍이 있는데, 수 십 km 먼 곳에서도 보일 정도라고 한다.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을 올라가면 노르캅으로 가는 1차선 터널 트롤의 목구멍처럼 생긴 동굴로 들어간다. 바닥은 천정에서 떨어졌던 바위 조각들이 발길을 방해하고, 옆면은 기대기만 해도 살을 찌를 듯 뾰족한 돌들이 튀어 나와 있고, 천정에는 금세라도 떨어질 듯 고드름 같은 바위가 매달려 있다. 반대편 괴물의 목구멍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저 멀리 대서양이 있는 곳 작은 섬들이 바다를 수놓고 있고, 산 아래에는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듯 바람결에 춤을 추고 있는 경작지와 도화지에 일부러 구도를 잡고 그려 놓은 듯 집 몇 채가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 펼쳐져 있다. 되돌아 나오면서 또 다른 풍경을 바라보라! 신이 만들어 놓은 명화 두 작품을 바라보면, 먼 길을 들어왔다가 되돌아 나가야 하는 고생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오늘의 숙박지로 예정했던 Vennesund에 도착하니 바다 건너 17번 도로를 이어주는 페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페리 타는 것이 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빨간 신호등에 기다리고 있다가 파란 신호등으로 얼마 만에 바뀌는 것인가만 문제가 될 뿐이었다. 바다 건너 Holm Camping장에서 17번 도로가 이제 내일이면 끝나게 됨을 아쉬워해야 했다. 내일은 17번 도로를 따라 그 길이 끝나는 스테인세르 Steinkjer를 거쳐 트론헤임 Trondheim으로 간다. 그곳에서는 고추장과 김치 맛을 다시 볼 수 있으려나?
▷ 19일차 : (8월 25일 토) Holm - 17번 도로 - 스테인세르 Steinkjer 경유 - 트론헤임 Trondheim - 니다로스 성당 Nidaros Domkirke - 엘게세터 다리 Elgeseter bru - 니델바 Nidelva 강변 Marinen - Old Town Bridge - 크리스티안스텐 요새 Kristiansten Festing - 트론헤임 못미처 Storsand Gard Camping 캐빈 358km
트론헤임은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베르겐 다음 3번째로 크며 최초의 수도였던 만큼 역사가 오랜 항구도시로 니델바 강 하구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심지는 왕의 거리라고 칭해지고 있으며, 12세기부터 14세기에 걸쳐 건설된 노르만 고딕 양식의 성당인 니다로스 대성당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가장 훌륭한 성당 건물 중 하나인데, 이곳은 국가적인 성지로서 노르웨이 왕들의 즉위식이 오랫동안 이 성당에서 거행되었다. 그 밖의 명소로는 대주교 관저, 왕실 저택(거대한 목골조 건축물), 자연사·공예·음악·민속·미술 박물관들, 크리스티안스텐 요새, 성모 교회, 문크홀멘 수녀원, 옛날 다리, 니델바 강둑 등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네 곳만 들리기로 했다.
중심지 어느 곳에 길가 주차장이 있어 주차하고 주차요금 정산기와 카드를 갖고 씨름을 하고 있으니 그 앞의 친절한 가게주인 아줌마가 나와서 도와준다. 주말에는 공짜라고 일러줬다. 걸어서 얼마 가지 않는 곳에 니다로스 성당 Nidaros Domkirke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결혼식이 있어서 아쉽게도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은 안을 둘러 볼 수가 없었다. 성당 앞마당에는 결혼식을 막 마친 신부신랑과 하객들이 모여 있었고 잠시 뒤에 깡통을 매단 차가 신랑신부를 태우고 행복의 문을 향해 천천히 달려 나갔다.
성당에서 조금 걸어 넓지 않은 니델바 Nidelva 강으로 나가니 평화가 깃들어 있는 작은 강변이 우리를 불렀다. 강변을 바로 걸으려다가 그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Elgeseter bru에 올랐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다리이지만, 트론헤임 니델바 강의 풍경을 담으려면 꼭 다리 위로 갔다가 강변 Marinen으로 내려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곳에서 십 여분 천천히 걸으면 옛날 다리 Old Town Bridge 가 모습을 드러낸다. 트론헤임에 오게 되면 대성당보다도 이 다리 위에 올라서야 오랜 도시의 역사와 트론헤임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바로 다리 아래에는 노르웨이 음식 전문인 Folk og FE 콩겐스가트가 있는데, 혼자만의 여행이라면 카드빚을 내서라도 들어서고 싶지만, 알 수 없는 훗날을 기약해야만 했다. 차가 다닐 수 없는 작은 옛날 다리를 걸어서 건너면 작은 카페와 예쁜 가게들이 있다. 되돌아와 중심지 쪽 강가에 줄지어 있는 목조건물 뒤편의 길을 따라 Bakke bru 쪽으로 걸어도 트론헤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티안스텐 요새 Kristiansten Festing까지 옛날 다리에서 10여분이면 걸어 갈 수 있었지만, 주차했던 곳까지의 거리가 멀어져서 우리는 캠핑장으로 차를 갖고 가면서 들렸다. 트론헤임의 요새답게 도시 전체가 보이는 곳이다. 입장료가 없으니 아무리 시간이 없다 해도 이곳에 올라 트론헤임 역사의 속삭임을 들어야 한다.
내일부터는 대서양길 The Atlantic Road로부터 남부 여행을 시작한다.
☞ 노르웨이 여행 루트의 거의 대부분은 <노르웨이 여행과 한인민박 ”핀트히테“> 밴드에 있는 자료를 참조했고, 많은 정보도 그곳에서 얻었습니다.
모스케네스 선착장을 감싸고 있는 바다가 유리처럼 맑은 로포텐의 작별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보되 항구가 반겨주고 있습니다.
밀물 썰물 때가 아니라서 거센 소용돌이는 보지 못했습니다.
살트스트라움에서 30 여km쯤 지점에서 내리막길로 들어서면 만년설산 스모틴단 실에스콜(smatindan sildeskal)을 볼 수 있죠.
길데스콜(gildeskål)의 오래된 교회입니다. 이곳에서 대서양에 점점이 박힌 섬들을 봤죠.
길데스콜(gildeskål)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섬들입니다.
외르메스의 5 형제봉입니다.
스발트이스 빙하를 향해 배가 떠나고 있습니다.
궁전의 아름다움 보다는 세월의 상흔을 보는 듯했습니다.
대리석 궁전을 떠난 계곡물이 거침없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산네스쉐엔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이죠.
칠 자매 모두 수줍은 듯 숨어 있습니다. 다음 날에는 칠 자매봉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었죠.
작별의 슬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노르웨이에서 처음 담은 석양입니다.
자매봉을 향해 오르는 중입니다. 우산 들고 끝까지 갈 수 있을까요?
산네스쉬엔 남쪽에 있는 Petter Dass-museet 근처의 목장입니다.
노르웨이 북쪽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한 푸른 초원을 보게 되었습니다.
주차장에서 올라간 토르그하텐 입구와 동굴을 통해 멀리 보이는 대서양 바다 모습입니다.
동굴로 오를 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라만 봐도 평화가 느껴지는 작은 마을에 산다면 마냥 행복할 것 같네요.
뒤돌아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쪽의 풍경화입니다.
너무도 예쁜 무지개가 차를 멈추게 했습니다.
저곳으로 달려가면 무지개를 잡을 수 있을까요? 사랑처럼 사라지겠죠.
17번 도로가 끝나는 스테인세르로 가는 길 언덕 위 하얀 집입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 중 하나인 니다로스 성당입니다.
차라리 누워서 찬찬히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성당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신랑신부와 하객들이 작별인사 하고 있습니다.
딸랑딸랑 깡통을 달고 신혼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지금 성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결혼식의 신랑 신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니다로스 성당에서 니델바 강변으로 나오면 다리가 있습니다. 그 다리 위에 꼭 올라가 보세요.
멀리 크리스티안스텐 요새가 보입니다.
더 멀리 트론헤임 전망대가 우뚝 서 있죠. 멋진 집들도 모두 전망대 같습니다.
한 폭의 그림입니다. 니델바 강변을 걸어 도착한 옛날 다리의 풍경입니다.
계속 하늘을 덮었던 먹구름은 예쁜 모습으로 단장을 했습니다.
대표적인 노르웨이 건물의 모습이죠. 왼쪽 건물에 노르웨이 고급 음식점이 있습니다.
옛날 다리는 이제 사람만 다니고 있어요. 다리 건너에는 예쁜 카페와 기념품점이 있죠.
이젤을 세워놓고 하얀 도화지를 채우고 싶습니다. 오래 머물며!
찰칵 한 순간 사진에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다는 것이 미안할 정도입니다.
더 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을 담구고 싶습니다. 하늘과 바다에!
옛날 다리에서 반대편 니델바 강변 쪽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이제 보니 새가 세 마리 있네요. 맨 위의 새는 자유롭게 날고 있고, 가운데 새는 묶여 있어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하고, 맨 아래 새는 바람 바다의 마음에 따라 사라졌다 나타났다하는 그림자 새랍니다. 하늘을 날고 있는 새가 부러울까?
예쁜 배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카페인 듯합니다. 저 곳에 잠시도 머물 수 없는 일정이 야속했습니다.
강변의 아름다운 건물의 뒷길을 걷다가 바라본 옛날 다리의 모습입니다.
크리스티안스텐 요새에 올라가니 하얀 성이 있고, 두 소녀가 공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소녀가 발랑 넘어지니 다른 소녀가 배꼽을 잡고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죠. 건물 아래쪽으로는 양 세 마리가 모여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아주 오래 전 수도답게 요새는 트론헤임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트론헤임 사람들의 안식처인 듯합니다.
니다로스 성당과 니델바 강변 그리고 시내 모두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대포보다도 먹구름이 멋있습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나는 발로 여행을 하고 있고, 저 여인은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피요르드 가장자리에 있는 Cabin이고 삼십 여 일 동안 무사히 여행을 즐기게 해줬던 승용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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