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따라 길 따라

게이랑에르. 브릭스달 빙하. 플롬. 스테가스테인 전망대 (23~24일차)

묵향의 이야기 2018. 10. 11. 20:08

게이랑에르. 플리달유벳. 달스니바 산. 올덴. 브릭스달 빙하. 리크홀레폭포. 플럼. 아울란. 스테가스테인 전망대

 

【노르웨이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38일 간의 여정】

(23일차~24일차)

 

▷ 23일차 : (8월 29일 수) 게이랑에르(geiranger) - Hotel The View 전망대 - 플리달유벳 (Flydalsjuvet) 전망대 - 달스니바 Dalsniba 정상 - 63번 도로에서 15번 국도를 만나면 왼쪽으로 20여분 진행 그로틀리 Grotlit 초입에서 우측 258 옛날도로 - Stryn Sommerski - (Hotel Videsester 아래 비데폭포 videfossen / Buldrefossen) - 15번 도로 - 2개 폭포 - 스트린 Stryn 경유 - 로엔(loen) 경유 - 올덴(olden) - Briksdal Mountain Lodge - 브릭스달 Briksdal 빙하 - Skei 경유 - Vassenden의 Ovrebo Hytte & Motell의 히테 273km

 

엄마의 품 안에서 벗어나야 할 때 그 안타까움만큼 아쉬움을 안고 게이랑에르를 떠나야했다. 이제 남으로 내달려 사통오달 플롬(아울란)으로 가는 길이다. 고갯길로 잠시 오르니 하얀 건물 The Hotel View의 주차장이 나오고 그 앞의 작은 전망대가 있어서 게이랑에르와의 작별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다시 한 구비 오르막길을 바로 도니 제대로 갖춰진 주차장이 있고, 아름다운 마을과 게이랑 피요르드 Geirangerfjord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왔다. 그곳이 수 천년동안 바위를 파고들어 만들어진 깊은 협곡과 소용돌이가 있는 플리달유벳 (Flydalsjuvet)에 설치된 전망대였다. 한 번의 작별인사가 아쉬워서 또 다시 카메라에 게이랑에르와 피요르드가 만들어내는 비경을 담고, 남쪽을 향해 범퍼를 올려 들고 엑세레이터를 밟는다. 평지를 가듯 달리다가 왼쪽에 Dalsniba 안내판이 있어 좌측으로 돌아 올라가니 점차 산은 사라지고 하늘만 보인다. 해발 1500미터의 달스니바 Dalsniba 정상은 바람이 거셌다.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대형 버스도 몇 대 서 있었다. 모처럼 귀에 들려오는 일행 이외 사람들의 한국말인데, 눈인사조차 나누지를 않는다.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해안부터 불과 40분 거리에서 하늘을 만났다. 만년설 빙산과 어깨동무를 하며 노르웨이의 북쪽을 바라본다. 노르캅 트론헤임 센야섬 로포텐 그리고 17번 도로와 대서양길을 달렸던 이십 여일 고생의 기억은 몸도 가누기 힘들만큼 불어오는 바람에 날아가고, 십 여일의 남은 일정에 대한 기대의 설렘으로 채워졌다.

 

이제 온달스네스에서 시작하여 트롤스티겐 그리고 게이랑에르를 이어주었던 63번 도로는 15번 도로를 만나 스트린 Stryn으로 이어진다. 두 길이 만날 때 통상 오른쪽 15번 길로 방향을 틀어서 세 개의 터널을 지나 남쪽으로 가지만, 우리는 자료의 추천에 따라 왼쪽 15번 길을 타고 달리다가 그로틀리 Grotlit 초입에 있는 Kafeteria Hotel 앞에서 258번 스트린 가는 옛날 도로를 탔다. 후회막심이다. 1차선 도로는 그나마 이해되지만, 공사 중이라 그 일 차선마저 반 차선처럼 느껴진다. 돌아서 갈 수는 없어서 초보운전처럼 조심스레 앞으로 향하니 Stryn Sommerski란 글자가 쓰인 건물과 달랑 한 대의 리프트가 보였다. 인적은 눈에 띄지 않고 리프트와 Sommerski 글자만이 스키장이었음을 알려줄 뿐이다. 육칠월까지는 반바지에 반팔 티를 입고 눈 위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눈이 눈물이 되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텅 빈 건물을 뒤로하고 스트린을 향해 나무 하나 없는 고갯길을 오른다.

 

내리막길에 들어서자마자 차를 세워야했다. 트롤스티겐을 넘고 다시 게이랑에르로 가는 험난한 산길과 달스니바 산자락을 넘어 스트린으로 가는 사람들의 고된 여정을 덜어주려고, 하나였던 산은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먼 곳 설산을 바라보며 가라고 산 사이의 아늑한 계곡을 만들어 꼬부랑길을 내준 듯했다. 굽이진 내리막길로 들어서려 하니 Hotel Videsester 주차장이 나왔다. 그 바로 아래 비데폭포 videfossen가 있다기에 안내판을 살피며 내려가도 그 폭포의 글자는 보이지 않은 채, 스트린 터널 바로 앞 주차장 앞 도로까지 내려와 버렸다. 아마도 호텔 주차장에 세워놓고 계곡으로 내려갔어야 할 듯. 노르웨이는 터널과 폭포를 빼면 아무 것도 없는 듯 그곳에는 또 다시 이름을 알 수 없는 폭포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아마도 슬라이드형 폭포인 오브스테브루(øvstebrufossen) 폭포일 둣. 절벽을 따라 계단이 있는데, 계단을 따라 100여 미터를 내려가도 끝이 안 보인단다. 거기서 15번 길을 타고 30여 분 가다가 스트린에서 왼쪽으로 60번 길을 갈아타야 로엔(loen) 그리고 올덴(olden)을 거쳐 플롬을 가게 된다. 스트린을 지나쳐 피요르드 해안을 끼고 로엔으로 향하니 아늑한 바닷가 마을을 지나치는 듯했다. 통과했는지도 알지 못한 채 로엔을 지나 올덴(olden)에 다다르니 작은 마을에 무척 큰 크루즈 선박이 정박해 있었다. 로엔과 올덴은 유서 깊은 동네라는 정보만 갖고 있었기에 남으로 가다가 그냥 지나치는 마을인 줄 알았는데, 크루즈 선박뿐만 아니라 바퀴 관광 트램이 서 있고 많은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한 것을 보니 뭔가 관광거리가 있는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올덴에 대한 별 다른 사전 정보가 없던 나는 지나쳐 온 63번 도로의 게이랑에르 그리고 트롤스티겐과 온달스네스 관광을 위한 출발점일 뿐일 것이라 생각하며 마을 중심지를 벗어났다.

 

앞만 보며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내 눈에 올덴을 채 벗어나지 않은 곳에서 관광표시와 함께 ‘Briksdal…’이란 단어가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 브릭스달 빙하를 구글 지도에서 열심히 찾아 봤지만, 어디로 다가설 수 있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 요스테달 Jostedalbreen 고원의 빙하가 사방의 여러 골짜기로 내려가는데 그 각각의 골짜기 이름을 따서 브릭스달빙하, 니가스빙하, 뵈야빙하라고 부른단다.) 반가운 마음에 왼쪽으로 핸들을 꺾어 724번 도로로 들어섰다. 오래된 교회가 나왔고 1km 더 들어가니 주차장도 없는 길가에 차들이 몇 대 서 있었다. 뭐가 있을까 기웃거리며 개울가로 내려가니 한 폭의 그림이 나온다. 거센 물살이 여울목으로 몰려들어 작은 폭포(Laukifossen)를 만들었고, 그 여울목 아래에는 오래된 오두막과 나무다리가 개울과 더불어 내 가슴으로 밀려 들어왔다. 카메라는 내려놓고 사십 년 넘게 잡아보지 못했던 붓을 들고 싶었다. 724번 도로를 따라 가던 길을 이어가니 집들은 점차 사라지고 긴 호수가 나오는데 끝날 듯해도 끝이 없고, 이제는 숙소를 정하러 남쪽으로 내려가야 할 시간이 다가 오고 있기에 차를 되돌리려 했지만 회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계속 앞으로 나갔다. 긴 호수의 끝인가 하는 곳에서 짧은 다리를 지나 커브 길을 도니 주차공간이 있었고, 그곳에서 잠시 멈췄다가 되돌아가려고 차 밖으로 나오니 저 멀리 빙하인 듯한 설산이 보였다. 끝까지 가 보자는 의견일치가 이뤄져 내달리니 Briksdalsbreen 안내판과 주차장이 나왔다. “이렇게 오게 되다니!” 트레킹 길이 표시된 안내판이 있었지만 빙하까지 가는 길을 찾기까지 잠시 헤매었다. 차가 갈 수 있는 도로는 Briksdal Mountain Lodge 호텔에서 끝나는데, 차는 그 호텔 바로 아래쪽에 있는 넓은 주차장에 세워놓고 호텔 뒤편쪽으로 난 잘 닦인 길을 따라 올라가면 브릭스달 빙하까지 갈 수 있다. 골프장 카트 같은 전동차를 타고 갈 수 있으나 주머니가 얇은 우리는 걸어가야 했고, 전동차 타는 곳부터 25분 걸음이면 빙하에서 흘러내려오는 폭포 (1초당 10,000 리터의 빙하가 녹은 물이 떨어지는 Kleivafossen), 30분 걸음이면 빙하 앞 전망대 그리고 45분이면 빙하까지 도달할 수 있지만 우리는 몸이 불편하여 저 아래 주차장에 세워 놓은 차에서 기다리는 일행을 생각하여 전망대까지만 발길을 내딛고 되돌아와야 했다.

 

올덴에서 플럼(아울란)까지는 5번 도로를 따라 3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지만, 우리는 리크홀레 폭포(Likholefossen)에 들렸다가 Songefjorden을 따라 달릴 수 있는 55번 길을 타기 위해 푀르데 Forde 쪽으로 돌아 거의 6시간 길로 방향을 잡았다. 이미 어둠은 짙게 드리웠지만 캠핑장을 찾지 못하고 결국 값비싼 히테에 짐을 풀었다.

 

▷ 24일차 : (8월 30일 목) Vassenden - 5번 산길 - 13번 도로 - 리크홀레폭포(Likholefossen) - 13번 - Dragsvik Fergelete 페리 승선 - Hella 경유 Vangsnes 하선 - 13번 도로 - Vinge에서 E16도로 - 보스 Vossevangen에서 리턴 - 구두방겐 Gudvangen 통과 - 플럼 Flam - 아울란 스테가스테인(stegastein) 전망대 - 아울란 Aurlandsvangen의 Lunde Camping 캐빈 265km

Dragsvik Fergele 승선 → Hella 경유 Vangsnes

Skei에서 플롬으로 바로 가는 5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가지 않고 오른편 서쪽으로 진입하여 숙박했던 Vassenden에서 Likholefossen를 찍고 십 분쯤 달리니 13번 도로를 안내한다. 리크홀레 폭포를 가려 하지 않는 이상 달리지 않았을 13번 도로는 또 다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가울라산(gaularfjellet) 고갯길을 트레킹하다가 만나는 리크홀레폭포 위의 다리에 서면 그 폭포 속으로 빠져 들 것”이라는 유혹에 넘어가 일정에 포함했던 것인데, 그 유혹이 어찌 펼쳐질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미 13번 도로는 플럼을 향한 5번 지름길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길을 택한 우리의 고생과 시간을 충분히 보상해 주었다. 하지만 무척 높은 폭포 위의 다리에 서면, 다리가 후들거리며 깊은 계곡으로 떨어지는 물길과 함께 마음까지 빠져 들 것이라는 상상은 접어야 했다.

 

폭포를 떠나 플롬을 향하는 길은 Skei → Forde → Sande - 리크홀레폭포 → 리턴 Sande → Sognefjorden 따라 55번 도로 → Sogndalsfjora → 플럼으로 계획했는데, 아침에 숙소에서 출발할 때 입력했던 네비의 안내를 따라 오다보니 13번 길로 폭포에 오게 되었고, 플럼으로 가는 길도 네비게이션의 지시에 따라 그냥 13번 길을 이어가게 되었다. 결국 Dragsvik Fergelete에서 페리를 타고 Hella 선착장 경유 Vangsnes에서 하선하여, 플럼에서 베르겐까지 이어진 E16번 도로와 만나는 Vinje까지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구두방겐 Gudvangen을 거쳐 플럼으로 가야 하지만 며칠 뒤 베르겐으로 가면서 거쳐 갈 보스 Vossevangen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구드방겐을 찾게 되었다. 결국 오늘의 일정은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인 요스테달 빙하 (jostedalbreen)를 싸고도는 쉐이(skei)에서 송달(Sogndalsfjora)까지의 길과 애초 계획했던 Sognefjorden를 따라 가는 55번 도로를 외면하고 며칠 뒤 거치게 될 보스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일정의 낭비가 있었다. 하지만 숨겨진 비경이 있는 13번 길은 갯벌에 빠졌다가 우연히 주은 조개 속 진주와 같았다.

 

구드방겐의 선착장에 잠시 멈췄다가 터널을 빠져 나오니 바로 플럼이 반겨주었다. 무척 큰 도시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플럼은 여러 대의 유람선들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과 미르달로 향하는 기차가 정차해 있는 피요르드 끝자락의 작은 마을이었다. 물가만 비싸고 볼 것 없다던 플럼이 우리를 밀쳐내서, 이웃 마을인 아울란 Aurlandsvangen으로 가니 바로 초입에 Lunde Camping장이 있어 캐빈을 얻어 놓고, 해가 지기 전 여유가 있기에 스테가스테인(stegastein) 전망대로 향했다. 트롤스티겐의 굽잇길이 아찔했다면, 아울란에서 스테가스테인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가드레일도 없고 길가 돌덩이도 없이 1차선 도로에서 두 대의 차가 부딪쳐 퉁 튕겨나가면 몇 십 바퀴 굴러 피요르드에 처박힐 그런 길이다. 아울란(aurland)과 플럼(flåm)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스테가스테인(stegastein)전망대의 풍경은 온달스네스의 람페스트레켄 전망대와는 달리 거대한 자연에 간신히 빌붙어 사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듯했다. 전망대에 올라오는 길은 243번 도로로 아울란과 레르달(lærdal)을 이어주는 옛날 길인데, 지금은 24.5km의 지옥 터널이 그 길을 대신하고 있다. 내일은 그 지옥터널을 지나 론다네 Rondane 국립공원으로 가는 고원 길을 달리게 된다.

 

☞ 노르웨이 여행 루트의 거의 대부분은 <노르웨이 여행과 한인민박 ”핀트히테“> 밴드에 있는 자료를 참조했고, 많은 정보도 그곳에서 얻었습니다.

 


The Hotel View 앞의 작은 전망대에서 바라봤습니다.



플리달유벳의 전망대에서 게이랑에르와 작별을 했죠.



달스니바 정상 전망대입니다.


달스니바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게이랑에르 마을과 피요르드 그리고 이글전망대.



스트린 옛길 258번 길에 있는 스트린 여름스키장의 썰렁한 모습입니다.


스트린 옛길 258번 길이 내리막길로 들어 설 때 비경이 펼쳐졌죠.




올덴에 정박해 있는 크르즈 선박과 관광 바퀴 트램입니다.


노르웨이 피요르드의 깊이를 알 수 있죠. 좁은 해로에 저렇게 큰 배가 들어 올 수 있으니!


올덴을 벗어나기 전 좌측 724번 길로 꼭 들어가세요.


교회에서 1km 가면 멋진 여울목을 만나게 됩니다.






724번 길 첫 번째 긴 호수가 끝날 듯하면 또 다시 호수가 나오고 멀리 빙하를 보게 됩니다.




1초당 10,000 리터의 빙하가 녹은 물이 떨어지는 Kleivafossen입니다.





브릭스달 빙하가 가까이 보이는 전망대. 뒤에 있는 큰 바위가 전망대 역할을 하죠.



브릭스달 빙하에 발을 내딛지 못했기에, 3년 전에 갔던 칠레의 모레노 빙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리크홀레 폭포로 가는 13번 도로에서 만난 비경입니다.


리크홀레 폭포로 거친 물결이 흘러 내려 오고 있습니다.


무척 높은 폭포 위의 다리인 줄 알았는데~




보스 Vossevangen 박물관이 있는 언덕 위에서 많은 수상 레저가 펼쳐지는 호수와 시내를 바라봤습니다.


플럼에 도착했죠. 미르달에서 출발했던 기차가 손님을 내려놨습니다.



평화로운 작은 마을 플럼입니다.






아울란의 스테가스테인 전망대에서 바라봤습니다.



험산 아래 한 움큼 땅 위에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아울란 마을입니다.


도로 가에 있기에 온달스네스의 람페스트레켄 전망대보다 규모가 훨씬 큰 것 같습니다.


안전유리가 없다면 미끄럼을 타고 내려갈 듯합니다.


아울란 중심지의 작은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