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갑과 을

묵향의 이야기 2021. 7. 29. 13:03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녹녹치 않다.

‘갑’이건 ‘을’이건 산다는 것은 버거운 것인가?

 

번지 점프하는 이의 밧줄과 사람과의 관계인가?

하지만, 줄은 끊어지면 남은 것들이 존재하겠지.

 

월세보증금의 절반을 까먹은 이에게

계약해지와 소송 예고 안내를 보내야만 한다.

 

만약 그가 낼 돈도 갈 곳도 없다면,

짊어질 수 없는 짐들과 함께

길바닥에 결국 내동댕이쳐져야 한다.

 

그렇다고 한없이 그를 매달고 있을 수 없다.

 

나는 물 위에 떠 있다.

두 팔을 내 젓지 않으면 나는 떠 있을 수 없다.

내 손에 갈라지는 물살이 아플까봐

팔을 뻗지 않으면 나는 가라앉는다.

 

이런 것들이 고통이라면

차라리 물속에 내 모습 감추면

무념 무상 무통의 세상이 찾아오지 않을까?

 

2017. 0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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