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일 간의 여행을 떠납니다. 군 생활을 빼고 집을 떠나 타지에 가장 오래 머무는 경험이 되겠군요. 결혼 전에는 독립, 결혼 후에는 잠시의 출가(가출?)의 욕망을 현실의 벽에 꿈을 산산조각 냈기에, 의미 없이 노르웨이 구석구석 쏘다니는 긴 여정을 이제 훌쩍 떠나게 되었죠.
이번 여행의 주제는 ‘눈물’로 굳혀졌습니다. 유럽의 거의 맨 북쪽 끝 ‘노르캅’이라는 곳에서 북극을 바라보면 왠지 눈물이 주르륵 흐를 것 같습니다. 내 영혼을 앗아갔던 오로라 여신에 대한 그리움 때문은 아니겠죠. 무한의 우주에 존재로 인식되지도 못할 ‘있음’을 슬퍼할 것입니다.
두세 번만 얼굴을 마주했던 생소한 분들과 차 한 대에 동승하여 이리저리 텐트촌을 옮겨 다니며 함께 있을 지라도 그곳에서도 나는 홀로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나’의 존재는 하나로 시작해서 하나로 끝나는 것이니까요.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에 눈물로 흠뻑 젖고 싶습니다.
지금 나는 이미 늦가을에 들어섰지만!
2018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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