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어느날이었다. 늘상 휴일이면 찾아 뵙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통이와 술희와 함께 가까운 시골 농장 근처에서 외식을 하게 되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나 요술 부릴 줄 알아요."
"응? 어떤 요술인데?"
"나 고추 세울 수 있어요!"
"하하하..."
"음... 어떻게 세우니?"
"간단해요~ 만지작거리면 되거든요!"
9살난 통이 녀석 꽤나 자랑스러운듯 할아버지에게 자랑을 늘어 놓았다.
휴~ 난 11살때였는데... 에고~ 통이 너 임마! 고생길 들어섰구나!
가만히 듣고 있던 5살된 술희...
"할아버지 할아버지... 나 병관이랑 결혼할거예요."
"응?"
"나 전번에 병관이한테 뽀뽀했어요."
병관이 뽀뽀 당했던 날 술희는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었단다.
울상되어 버린 병관이는 선생님께 고자질 했데요.
휴~ 아빠 잘못 만난 탓에 너희들 고생길 들어서게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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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망 밖의 공작새인가? 철창 안 공작새인가?
어느날 느꼈던 그 마음 뒤로 하고...
한마리 공작새 꺼욱 꺼욱 울어대기만 하길래
뭔 일인가 들여 보다가
그만 그 공작새 밖으로 내달렸다.
긴 꼬리 요사하게 펼치고 있길래
가만가만 다가서니
그만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숫놈 공작새
암놈에게 한껏 뽐내려다가
어느덧
퇴화되버린 날개짓
날자.. 날자...
다다음날 그리고 또다시 다다음날
그 공작새는 어느 담벼락 사이에서
날개 펼치지 못한채 누워 버리고 말았다.
가슴 속 눈물 떨구게 되니
그 공작새 내 모습 아니던가?
1998년 4월 13일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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