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깔렸습니다. 광주 근처에 있는 골프장
그린 위에 흩뿌려진 벚꽃이 생각납니다. 아직도
새로 돋아나는 푸른 잎으로 가득 덮힌 숲 사이
사이에서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벚나무지만,
바람결에 이제는 한 잎 한 잎 떨어져 그 푸르름
속에 곧 묻혀 버리고 말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작은 기쁨과 행복들이 피어 나곤 하지만, 세월의
바람결에 이내 일상의 삶 속에 묻혀 버리고 말 듯이...
차라리 화사한 봄빛도, 구름 가득 낀 하늘도 가릴
수 있는 어둠이 평온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 설레임으로 말을 건네고 싶은 사람의
모습도 이 밤 속에 잠시 묻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러하지 아니하면 아련한 마음이 더 깊어만 갈테니까요.
그러나..... 새 날이 되어 햇살이 또 다시 나를
비추게 될지라도, 마음의 어둠은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머물 것만 같습니다. 미처 나의 가슴속에 그리움의
빛을 담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아직은 아침을 기다리겠습니다. 어쩌면
내일 우현한 만남에서 그 빛을 찾을지도 모르니까요.
그 날이 올 날만을 기다리렵니다. 비록 지금은
어둠이 짙게 깔리어 있을지라도.......
200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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