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우울한 날

묵향의 이야기 2007. 3. 20. 20:43
 

  휴일의 시간을 긴장시켰던 거친 장대비와 바람이 잠시 멈칫거리고 있습니다.  5층 높이로 쌓아 올린 옹벽과 모진 바람결에 흔들거리는 방진막이 걱정이 되어 광주 농장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태풍은 소멸되었다는 소식에 조금은 안도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지난 5월은 정말 지옥 같은 날들이었습니다.  작은 건물 신축 공사와 관련하여 믿었던 사람에게 몇 개월간 속임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한 큰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고, 또 다른 토목 공사에 대한 아파트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민원과 그로 인한 정신적 시달림에 10년 가까이 변동이 없던 나의 몸무게는 5키로 가까이 빠지게 되었고, 하루하루의 긴장을 더해 주던 11미터 옹벽 공사는 나의 심신을 탈진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10년 이상을 벼르던 성남 작은 땅 개발을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기쁜 마음속에 나의 마음과 건설회사의 신뢰를 담아 8가구의 다세대 준공으로 지난 2월 마무리 하였건만, 나의 운명 탓인지 나의 판단 능력 부족 탓인지 금전적인 후퇴를 안고서 간신히 한 세대만을 분양하는 사업의 실패를 맞고 있던 5월이었습니다.   그리고...   6 개월여를 무관심 속에 방치하고 있던 끝에 결단을 내려 가입했던 해외펀드는 갑작스런 중국의 악재로 인해 한 달 사이 무려 10%의 손실을 초래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암울하고 침통한 결과와 경과를 낳고 있던 날들이었습니다.  외면하고 싶었지만, 살고 있기에 그리고 가족의 기둥이란 가장 큰 삶의 이유 때문에 버티어야만 했습니다.  

  이제 잠시 장대비가 멈칫거리듯, 그 모든 혼란도 살며시 뒤로 숨고 있습니다.  사라지지 않은 채......  그리고 그 빈자리를 또다른 허무가 채워가고 있습니다.  안식처를 찾지 못하는 방랑자처럼!

0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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