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갛게 달아오른 새색시가 부끄러워 홑이불 끌어 올리듯,
단풍에 물들어가는 가을의 산야는 나직한 안개를 덮고 있다.
두근거리는 가슴 애써 누르며 새신랑 각시 곁으로 다가서듯,
암울하기만 한 세상을 피해 나는 그저 안개 속으로 달려간다.
하얀 천 속 신랑 각시 속살속살 히죽거리며 하나가 되어가듯,
감춰진 숲속에서 바람 가르는 낙엽과 새 소리에 난 시름을 잊는다.
2008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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