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가 끝나고 잠시
길가 벤치에 앉아 있던
만삭의 아내가
가로등 불빛에 곱게 모습 드러낸
단풍잎이 예쁘다며 하나를 따 달라 했습니다.
팔을 뻗어 나뭇가지에서
한 잎을 떼어 내려다가
그만 손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함께 있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을 텐데.....
바람결에 이별을 맞이하게 될 그날까지
그 잎을 가지에 머물게 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나는 바닥에 떨어진
빛 고운 나뭇잎 하나를 들어
아내에게 건네주었습니다.
2001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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