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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스토리 2016년

묵향의 이야기 2017. 8. 12. 15:36

※ 2016년도 카카오스토리

 

올해는 거센 파도가 몰려오지 않도록 하소서!

우리의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올해는 차디찬 빙하를 녹여 주소서!

행복의 물결이 막힘 없도록.

 

올해는 손에 손을 잡게 하소서!

더 이상 갇힌 세상에 머물지 않도록!

 

병신년 첫날 아침에.

사진 : 2015년 2월 아이슬랜드

 

2016년 1월 1일 오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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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살 현주가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빨리 밤이 되면 좋겠다~"

 엄마가 물었습니다.

"왜~~?"

 현주가 답했습니다.

"아빠가 보고 싶으니까!"

2006년 10월 13일 』

 

이렇게 아빠를 좋아하던 막내딸은 7살 때,

카스 사진의 그림 편지를 아빠에게 보낸 뒤

더 이상 아빠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지요.

곰순이 얼굴에 눈물을 얹어 아빠에게 호소했지만,

아빠는 흡연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게다가 12살부터 사춘기 소녀가 되니까

1미터 이내 접근 금지라며 다가서지도 못하게 했고

심지어 지긋이 바라보는 것도 징그럽다며 외면했지요.

 

그러던 15살 사춘기 늦둥이 공주가,

얼마 전 언니 오빠를 호되게 혼내주고

씩씩거리며 거실에 있던 아빠에게 살며시 다가 와서

아빠를 가벼이 안아주며 등을 두드려 주고는

부끄러운 듯 자기 방으로 훌쩍 들어갔지요.

 

작은 행복으로 나는 미소 가득~

 

2016년 1월 6일 오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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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사진작가. 올해는 수필작가. 그럱데 모두

엉터리 작가 명찰을 달고 있으니...

 

당 선 소 감

 

톱니바퀴처럼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남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힘들다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나의 마음과 생각을 남에게 나누어 갖자고 청하는 것입니다. 나의 마음이 이러하기에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은 그저 가슴에 감추고 살면서,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곳과 때에 따라 문학을 접해 왔다면 남의 세상을 둘러보고 나의 세상을 손쉽게 펼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 사회인으로 살게 되면서는 저는 문학과 담을 쌓고 살아왔던 터라, 그저 술잔이 내 앞에 놓이면 한 잔 술에 한 마디 내뱉으며 어쩌다가 블러그에 몇 줄의 낙서들을 휘갈기며 십 여 년 간 세상과의 접선을 시도해 왔을 뿐입니다. 그러던 중 어린 아들과의 중국 여행 그리고 우연히 찾아든 작은 새와의 교감 속에서 생긴 선친에 대한 그리움을 제법 긴 문장으로 꾸밀 수 있었고,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그 낙서들을 어느 날 우연히 지인에 의해 등 떠밀며 나의 블러그가 아닌 ‘제 3의 문학’에 얼굴을 내밀게 된 것입니다.

 

명함을 내민다는 것은 그 책임을 다 할 수 있다는 표시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세상을 향해 나를 토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그 표현력조차 너무도 부족한 제가 ‘제 3의 문학’의 여러분들 곁에 발을 내딛게 된다는 것이 두렵기조차 합니다. 또한 그러한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막중한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의 생각과 마음을 가다듬어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질책과 조언을 부탁드리며,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2016년 3월 9일 오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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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뒷간에 가지 못해 묵직해져 버린 아랫배를 안고 지내야 하던 것을 속 시원히 풀어내는 시기인 것 같다.

 

2009년도에 준공했던 빌라 24대 중 7년 동안 분양 못했던 (안했던) 한 세대의 잔금을 오늘 받는 날이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던 여기 광주 땅에 첫 작품으로 내밀었던 것들을 정리하고, 인접한 땅에 9동의 다세대 주택을 건축하고 분양해야만 하는 상황에 시동을 걸 수 있게 되었다.

 

20년 전부터 추진해 왔던 세대물림을 이제야 인정받게 되었다. 십 여 년 전부터 언제 들이닥칠 지 알 수 없어서 항상 준비하고 있던 아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내일 종결된다. 3월부터 두 달간 나를 몹시 귀찮게 했지만, 예견했던 일로 국세청에 적발된 것이 아니라 착오로 발생했던 추징당할 것들을 나 스스로 밝히고 세금을 계산해서 납부하고 끝을 낸다. 그 사람들도 참 편하게 실적을 올렸으리라! 법전 두께의 자료를 내가 만들고 적용할 법적 근거까지 첨부해서 제출했으니, 이런 피조사가가 있을까?

 

2000년 1월 아버님이 타계하시고 누나와 여동생에게 배분하였던 통장을 여동생은 인감도장과 함께 내게 즉시 돌려주었었다. 그 통장에서 돈을 빼 공동으로 외국인 임대주택을 건축해서 할당받은 한 세대도 임대 관리해 왔고, 그 통장의 돈도 내 마음대로 빼내 여기저기 옮겨 다녔고, 주식 투자해서 손실을 입힌 것을 내 돈으로 메워 되돌려 주기도 했지만, 15년 동안 동생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의 통장에 대해서 묻지도 손을 내밀지도 않았던 것이다. 한 두 글자로 기록은 해 놨어도 누적 입출장부를 만들지 않아서 항상 찝찝했는데, 15년 만에 수익 손실과 입출 내역을 지난 1월에 만들었던 것이다. 오 백 여원만의 소명 못한 금액이 있지만, 내가 떼어 먹은 것은 아니니 그 정도면 15년간의 신빙성 있는 자료로 충분하리라!

 

거의 삼 십 년 동안 렌즈 교환형 큰 카메라를 매만져 오다가 별 관심 없던 겉치레의 사진작가 명함을 작년에 비로써 새겼지만, 인사동 갤러리에서의 6월 공동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1996년부터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던 삶의 낙서 중 한 개의 기행문이 누군가의 손에 등 떼밀려 20년 만에 허울뿐인 등단 수필작가가 된 것은 이번 3월이다. 십 여 년 동안 비록 마음속에서나 기웃거렸던 글쓰기 공부도 청포도 익는다는 칠월에 아줌마들 틈에 끼어 시작할 것이니 이 또한 묵었던 마을을 떨쳐 내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올해 또 무엇이 정리될까? 이천 년 초부터 “묵의 향기처럼 살고 싶은데, 현실은 그러하지 않구나.”라며 인터넷 명으로 만들었던 묵향의 의미가, 이제는 “묵의 향기를 찾아 나섰다!”라는 것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일까? 그리되길 소망할 뿐이다. 노력은 하지 않고……. 아니면 내 삶의 정리?

 

그런데 오늘은 뭘 해야 할까? 호미 들고 잔디밭에 올라 가 잡초나 뽑아야겠다.

2016. 4. 29. 이른 아침에.

2016년 4월 29일 오후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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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내렸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시간임에도

하늘은 어둡고 장대비는 여전하다.

 

이미 숲과 땅 위에는 피할 곳이 없고

빗물소리에 내 가슴도 깊이 젖어 드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린 새 소리가 애처롭다.

 

빗방울 그치기만을 기다렸을 작은 새는

어둠이 걷혔는데도 날개를 펼쳐보지 못한 채

웅크리고 배고픔을 삭여야 한다.

 

무심한 비는 끝내 멈추지 않고

부칠 곳 없는 마음속에

어느덧 바다 되어 넘쳐흐른다.

 

2005년 7월 27일

 

2016년 5월 3일 오전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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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뽑히지 않은 잡초였지만,

꽃을 피우니 화초가 되었구나.

* 축사 대신 쓰다가 머리 아파서 잔디밭을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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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쓰는 ‘축사’가 이어지지 못해서

아침부터 술을 마시고 ‘주사’를 썼다.

 

“빛과 시선의 변주곡”

다양한 빛과 시선의 조화를 바라보면서.

 

오늘은 **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사진예술아카데미 2년 과정을 수료하는 11기 작가 여러분들의 결실을 “빛과 시선의 변주곡”이라는 주제로 펼치는 날입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변주곡(變奏曲)’이란 아시다시피 어떤 주제를 설정하고, 주제의 리듬, 선율, 화음 등을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변화시켜서 전체를 하나의 악곡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24개월 간 여러분들은 제각기 다른 목적으로 입문을 했을지라도 사진을 배우겠다는 공통된 관심 속에서, 다양한 각도로 사물을 비추는 빛을 해석하고 여러 방면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자신만의 사진의 세계를 만들어 오셨고, 그 노력들이 모아져 여기 전시실을 아름다운 하나의 화음으로 채우고 있는 것입니다.

영국의 시인 브들레르는 “사진은 대상을 정확하게 기록을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예술이라 할 수 없다. 예술은 그것을 만든 작가의 감정 즉 사상이나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라며 사진에 대하여 다소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The variation of the light and eyesight" 즉 빛과 시선의 다양성을 카메라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여러 과정 중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진예술아카데미의 교수진 특히 *** 교수님의 지도 아래, 한 장에 사진 속에 여러분 가슴 속 깊이 숨겨져 있는 감성과 철학을 詩로 선율로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 오셨고, 그 결실을 한 장 한 장의 사진으로 모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전시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대학교 평생교육원의 명예를 드높여 주신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높은 명성과 함께 내면에 담겨 있는 예술의 혼을 한껏 발휘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아울러 11기 작가님들이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이해하고 후원해 주신 가족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또한 열정과 희생으로 지도해 주신 *** 교수님을 비롯한 교수님들 그리고 평생교육원 교학팀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드리며,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6년 5월 13일 오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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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노트

 

엄마의 뱃속에서 세상을 향해 모습을 내밀 때

나는 큰 소리로 울음보를 터뜨려야 했습니다.

빙산에서 떨어져 나올 때 유빙은 굉음을 토해야 했습니다.

 

거센 파도에 휩쓸려 알 수 없는 곳에 떠밀려 왔듯,

나는 세상과 춤을 추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정해진 운명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하얀 색이 햇볕에 녹아 검은 색에 묻혀 버릴 때까지,

세월의 바람에 눈을 감고 땅 속에 묻혀 버릴 때까지

존재하고 있는 만물은 우주에서 잠시 유영하고 있을 뿐입니다.

 

2016년 6월 1일

묵향 심상구

 

사진제목 : 유빙 Ⅰ (Floating ice Ⅰ)

유빙 Ⅱ (Floating ice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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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이 가는 여인과의 첫 만남의 약속이 이뤄지면,

소풍 전 날의 어린 소년의 마음처럼 마냥 설렌다.

 

북인도 사진 여행 공지가 나오자마자,

불쑥 예약금을 입금해 버렸다.

 

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칠월의 첫 만남이!

 

2016. 6. 13. 오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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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손가락을 거의 여섯 번을 접었다가 펼쳐 왔는데,

이제 손가락을 몇 번이나 접고 펼칠 수 있을까?

마지막 손가락질조차 못하게 되는 날

나는 저승에 머물고 있겠지.

부산 기장에서 일출 사진을 담은 동안 보내주신

생일 축하 메시지 감사합니다.

2016년 7월 11일 오후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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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먹어서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때

억지로라도 안의 것들을 토해내지 않으면

채울 때의 기쁨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비우지 못함의 괴로움에 빠져들고 만다.

 

오늘이 그러한 날인 것 같다.

모레 인도를 향한 여정이 마음을 바쁘게 하지만,

어제 내 눈 앞에 스쳐간 밴드의 어느 글이

하얀 바탕에 검은 점들을 채우게 만들고 있다.

 

법륜 스님께 왜 사는가 물었더니,

“사는데 이유가 없다. 그냥 사는 것이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또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던 것!

그 뒤의 이야기도 익히 들어 왔던 것!

“왜 사느냐가 올바른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올바른 질문이지요.”

 

그렇다면,

그냥 살아 있기에 사는 것이고

살고 있기에 고뇌에 빠지는 것이라면,

살아 있지 않다면 번민에서 벗어나는 것!

해탈의 경지!

 

그러나

얽히고설킨 인연들이

나를 아비규환에 머물게 하고 있는 것이다.

 

2016. 0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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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자. 쉬어가자.” 어부가 말했지요.

“그래 쉬엄쉬엄 가야지”라고 다른 어부가 말했습니다.

“좋아! 섬 가자고!” 다 같이 말했답니다.

그래서 ‘섬’이라 불리는 곳에서 사람들이 살게 되었지요.

 

그곳에도 어둠이 걷히고 날이 밝아오면

어김없이 바닷가로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나섰지요.

운 좋은 날 탐스러운 것을 손에 쥐게 되었어도

집으로 향한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오늘을 감사하고

내일을 기원드릴 뿐입니다.

 

2016년 9월 4일 제주 일정을 끝내며.

2016년 9월 4일 오후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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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버리자!

 

비우기 힘들어

채우지 않으려

발버둥쳤지만,

 

시나브로 쌓인

헛된 욕망 덩어리들.

 

손가락을 목구멍 깊숙이

넣어서라도 토해내자.

 

이제는 비워야 할 때!

2016. 09. 05.

 

무교동에서 벗들과 술 마시다가 담배 한 대 연기 채우면서

2016년 9월 5일 오후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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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의 괴산 문광저수지의 모습이에요.

 

새벽에는 무성했던 은행잎들이

가을햇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바람결을 타고 모두 나뭇가지들과

이별을 하고 말았지요.

 

생은 만남과 이별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겠지요.

 

2016년 11월 2일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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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포근해!

아랫목에 깔린 이불 밑으로 들어간 느낌이네요.

 

부모님이 계시던 40평 남짓 단독 주택에서

두 분이 하늘나라로 떠나신 뒤 어언 16년 동안

나는 이곳을 직장처럼 출퇴근하면서

겨울철이면 추위에 떨어야만 했지요.

 

사무실로 쓰고 있는 작은 방 하나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석유 보일러를 팡팡 돌릴 수 없어 영상 10도로 맞춰 놓으니

나는 부탄가스 난로를 바짝 내 곁에 두고 지내야만 했어요.

덕분에 오른쪽 다리는 매년 열상에 시달려야만 했고.

 

그런데 마트에서 육천 원 주고 사온 보온 시트를

오늘 통유리 창문에 이렇게 붙여 놓으니

거실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은 따스한 햇볕이 되어

내 마음까지 스며드는 것 같네요.

 

지난 한 달은 내 마음이 무척 거칠었지요.

추위가 미처 찾아오지 않았는데도 나는 떨어야했지요.

세월의 흔적에 내가 묻혀가면서 존재의 이유를

상실해 가기 때문인 지 겨울맞이가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 밤은 무척 포근하네요.

 

따스한 곳을 찾아 날아들다가 통유리에 부딪쳐

상처 입고 떨어지는 새들을 보지 않아도 될 테고,

나뭇가지와 이별한 이파리들이 땅바닥에 뒹굴기 싫어

찬바람에 몸부림치며 하늘로 치솟는 꼴 보지 않고,

험한 세상의 절규도 외면할 수도 있고….

 

오늘만큼은 평온과 행복이 내게 찾아온 날입니다.

 

2016년 12월 1일 오후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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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가나발루에 가고 싶었는데, 큰 딸이 대만으로

여행지를 바꾸어 버렸다. 엄마에게 구글 지도 t는 범까기 가르치며, 게다가 숙제도 가득 안겨 주었다. 뭐 먹고 와라, 뭐 사와라~ 큰 딸은 자기 방에 앉아 대만 여행을 하고 있다. 우리는 완전 심부름꾼!

 

2016년 12월 15일 오후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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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죽었을까?

 

삼 년 전 아기 강아지로 내 곁에 오더니

지난밤에 홀연히 내 곁을 떠나 버렸다.

 

사람 나이로 치면 서른 살을 갓 넘어섰을까?

장가 한 번 못가보고 땅 속에 묻히고 말았다.

 

몇 배 덩치 큰 생면부지의 아줌마 품속에서

재롱을 떨며 제법 위엄 있는 청년이 되었건만,

이승의 허망함을 일깨워주듯 밤사이 사라져 버렸다.

 

잔디밭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그들의 보금자리에는

서 있기조차 힘들어하는 할머니 진돗개만 남아있다.

아마도 18년 이상 그 개장 속에 갇혀 살았던….

 

구부정해 버린 뒷다리에 애써 힘을 주고

할머니 진돗개는 먼 곳을 힘없이 바라보고 있다.

 

“곧 따라가마!”

 

2016년 12월 22일 오후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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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미소와 눈물을 머금게 한

성탄 축하 메시지!

 

이처럼 세상이

코러스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으면

한없이 살아가고 싶을 텐데~

 

2016년 12년 24일 오전 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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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저기 좀 봐!”

 

“아니, 이쪽 하늘이 더 예뻐!”

 

“그래,

한 쪽이 아니라

이곳저곳 너희들 마음에 담으며 자라야만

어른이 되어서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란다.”

 

2016년 12월 25일 오후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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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보고 팠어요.

2016년 8월 인도 라다크 여행 중에.

 

2016년 12월 26일 오전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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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에는

감춰둔 나래를 활짝 펴고

비상의 꿈을 이루소서!

 

2016년 12월 30일 오후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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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여!

아듀~

 

부산 다대포에서

 

2016년 12월 31일 오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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