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세상 바라보기

등하굣길 2013년 5월 5일

묵향의 이야기 2017. 8. 13. 16:54

나의 초교 시절 교과서에

‘거인의 정원’이란 글이 있었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시끄러워 담을 쌓았더니

꽃도 안 피고 새들도 찾아오지 않는 겨울이 되기에,

담장을 헐어 버리니 다시 그 정원에 봄이 찾아 왔다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정원을 홀로 걷다 보면

담으로 둘러싸인 거인의 정원에 있다는 생각이 들죠.

 

서민주택이 밀집한 동네에 붙어 있는 이곳을 개방한다면,

많은 이들에게 도심 속 쉼터를 선물할 수 있는데.

 

게다가 아이들 등굣길에는 담장이 아닐지라도

키 높이의 쥐똥나무 녹색 벽이 그들의 눈을 가리고 있었죠.

 

그래서 오늘 나는 그 벽의 일부 허물어 버렸어요.

키 작은 아이들이 꽃도 보지 못하고 답답한 길을 걸었지만,

이제는 붉고 하얀 철쭉을 바라보며 등하교 할 수 있도록!

 

2013년 5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