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리던 빗줄기는 가냘파졌지만 거센 바람과 함께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둠이 걷히기 시작할 때 아파트 단지 관통도로로 서서히 차를 몰고 가려니 그 출입구를 반쯤 막고 있는 빈 택시가 서 있다. 중년의 여인이 휠체어에 타고 있는 노인을 택시 앞자리에 태우려 애를 쓰고 있다.
그 옆에 내 차를 잠시 세우려 하니 어느 새 자가용 하나가 바짝 뒤에 붙어 있다. 출구를 비켜주고 내 차를 정차하려 해도 길가에 차들이 줄지어 주차해 있다. 머뭇거리며 백미러로 살피니 내 뒤를 밀고오던 자가용이 그 자리에 멈춰서 나오질 않는다.
양복 입은 중년의 아저씨가 그 차에서 내렸고, 택시기사도 서둘러 조수석 쪽으로 갔으리라! 오늘 새벽의 아침은 미안함과 감사함이 뒤 썩여 내 가슴으로 밀려왔다.
201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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