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흡연이 선행한 날 2013년 4월 28일

묵향의 이야기 2017. 8. 13. 18:47

어제 자정이 다가올 무렵

뒤쪽 베란다 창문을 열고 담뱃불을 붙였다.

 

건너편 3층 위 10층 거실 베란다에

한 여인이 기대어 서 있었다.

 

방충망도 열고 있는 지

술에 취한 듯 흔들거리는 그녀 모습이 또렷하다.

 

담뱃불이 꺼져 갈 무렵

통화를 끝내 그년 손이 난간을 잡았다.

 

왠지 이상한 느낌에 잠시 머물러 있으니

그녀의 한 쪽 다리가 거실 난간을 넘어섰고,

 

순간 나는

“야! 뭐해~”

큰 고함을 토해냈다.

 

그 소리에 그녀는 다시 난간에 기대어 섰다.

나는 112에 몇 동 몇 호 가보라 신고하고 가슴을 조아렸다.

 

그녀의 다리가 다시 난간을 넘으려 한다.

불쑥 나는 또다시 고함을 외친다.

 

잠결에 놀란 아내는 뛰쳐나오고

건너편 그녀도 놀랐는지 펄썩 주저앉았다.

 

잠시 뒤 그녀는 방충망을 닫고 안으로 가 버리고

경찰의 인터폰 연락에 문을 열어줬다.

 

삼십 여분 지났을까

경찰 아저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울증에 깊은 상처 받고 있는

한 여인을 살리셨다!“

 

과연 나의 흡연이 선행을 한 것일까?

 

201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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