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체념의 지혜 2013년 9월 30일

묵향의 이야기 2017. 8. 13. 18:48

사진 과제 때문에

어머니의 고향 분원 팔당호에 와

산책로에 삼각대 세우고 풍경 담고 있어요.

 

바로 뒤에 자리한 수질개선 센터에서

6시 땡 하자 퇴근 직원들이 우르르 나오네요.

 

새 발의 처음처럼 어디서 다시 만나자며

삼삼오오 헤어지는 샐러리맨들을 바라보니

벌써 20년 다 돼가는 옛 직장 생활이 그리워져요.

 

참~ 패기 있고 활달하던 그 시절

부하 직원 그리고 동료들과

퇴근 후 술자리 했던 행복 시간이었죠.

 

지금은 거인의 정원에 갇혀

홀로 갈바람 소리에 고독을 다독거리는

외로운 존재가 되었지요.

 

일몰 2분 전!

ISO와 노출을 고정해 놓고 십 분 간격으로 샷 하니

셔터속도는 점차 길어지네요.

 

햇빛 지고 어둠이 내리면

이토록 시간이 필요한 것인가 봐요.

 

어둠과 불행이 감싸고 있을 때는

앞길을 시간의 흐름에 맡기고

조금은 체념하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닐 런지요.

 

저녁 밥 짓는 아궁이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면

내 가슴에 갈바람 더욱 불어 올 텐데...

 

2013년 9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