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과제 때문에
어머니의 고향 분원 팔당호에 와
산책로에 삼각대 세우고 풍경 담고 있어요.
바로 뒤에 자리한 수질개선 센터에서
6시 땡 하자 퇴근 직원들이 우르르 나오네요.
새 발의 처음처럼 어디서 다시 만나자며
삼삼오오 헤어지는 샐러리맨들을 바라보니
벌써 20년 다 돼가는 옛 직장 생활이 그리워져요.
참~ 패기 있고 활달하던 그 시절
부하 직원 그리고 동료들과
퇴근 후 술자리 했던 행복 시간이었죠.
지금은 거인의 정원에 갇혀
홀로 갈바람 소리에 고독을 다독거리는
외로운 존재가 되었지요.
일몰 2분 전!
ISO와 노출을 고정해 놓고 십 분 간격으로 샷 하니
셔터속도는 점차 길어지네요.
햇빛 지고 어둠이 내리면
이토록 시간이 필요한 것인가 봐요.
어둠과 불행이 감싸고 있을 때는
앞길을 시간의 흐름에 맡기고
조금은 체념하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닐 런지요.
저녁 밥 짓는 아궁이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면
내 가슴에 갈바람 더욱 불어 올 텐데...
2013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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