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사진작가, 올해는 수필작가가 되었다.
그런데 모두 자격미달임에 분명하다.
당 선 소 감
톱니바퀴처럼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남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힘들다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나의 마음과 생각을 남에게 나누어 갖자고
청하는 것입니다. 나의 마음이 이러하기에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은 그저 가슴에
감추고 살면서,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곳과 때에 따라
문학을 접해 왔다면 남의 세상을 둘러보고 나의 세상을 손쉽게 펼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 사회인으로 살게 되면서는
저는 문학과 담을 쌓고 살아왔던 터라, 그저 술잔이 내 앞에 놓이면 한 잔 술에
한 마디 내뱉으며 어쩌다가 블러그에 몇 줄의 낙서들을 휘갈기며 십 여 년 간
세상과의 접선을 시도해 왔을 뿐입니다. 그러던 중 어린 아들과의 중국 여행
그리고 우연히 찾아든 작은 새와의 교감 속에서 생긴 선친에 대한 그리움을 제법
긴 문장으로 꾸밀 수 있었고,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그 낙서들을 어느 날
우연히 지인에 의해 등 떠밀며 나의 블러그가 아닌 ‘제 3의 문학’에 얼굴을
내밀게 된 것입니다.
명함을 내민다는 것은 그 책임을 다 할 수 있다는 표시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세상을 향해 나를 토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그 표현력조차 너무도
부족한 제가 ‘제 3의 문학’의 여러분들 곁에 발을 내딛게 된다는 것이 두렵기조차
합니다. 또한 그러한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막중한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의 생각과
마음을 가다듬어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질책과
조언을 부탁드리며,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2016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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