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아비규환 2016년 7월 25일

묵향의 이야기 2017. 8. 14. 07:17

너무 많이 먹어서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때

억지로라도 안의 것들을 토해내지 않으면

채울 때의 기쁨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비우지 못함의 괴로움에 빠져들고 만다.

 

오늘이 그러한 날인 것 같다.

모레 인도를 향한 여정이 마음을 바쁘게 하지만,

어제 내 눈 앞에 스쳐간 밴드의 어느 글이

하얀 바탕에 검은 점들을 채우게 만들고 있다.

 

법륜 스님께 왜 사는가 물었더니,

“사는데 이유가 없다. 그냥 사는 것이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또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던 것!

그 뒤의 이야기도 익히 들어 왔던 것!

“왜 사느냐가 올바른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올바른 질문이지요.”

 

그렇다면,

그냥 살아 있기에 사는 것이고

살고 있기에 고뇌에 빠지는 것이라면,

살아 있지 않다면 번민에서 벗어나는 것!

해탈의 경지!

 

그러나

얽히고설킨 인연들이

나를 아비규환에 머물게 하고 있는 것이다.

 

2016. 0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