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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카톡방 2015년 6월 30일

묵향의 이야기 2017. 8. 14. 07:56

아주 오랜만이네요.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네요.

다섯 명의 식구가 한 곳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눈 지가!

 

이번 여름의 가족 여행 때문에 가족 카카오톡 방을

처음으로 열고 함께 말문을 터뜨린 것이에요.

 

오래 전부터 여름 겨울 방학 때면 가족 여행을 떠났죠.

거의 대부분 여름에는 속초, 겨울에는 홍천이었어요.

물론 가물에 콩 나듯(?) 해외여행도 다녀왔지요.

 

태국 발리 캄보디아 대마도 그리고 터키 등

누나와 여동생 가족과 함께 장모님을 모시고 떠난 해외여행이었지요.

2004년 발리 여행 때는 처가 본가 식구 한 명도 빠짐없이

17명이 한 장의 사진에 모두 담겼었어요.

 

이번 여름에는 불쑥 다섯 명이 한 식탁에 앉고 싶었어요.

어느 곳에서 추억을 담게 되느냐는 후차적인 문제이겠지요.

그냥 한 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던 것이에요.

5명 가족의 캐나다 여행(막내 현주는 엄마 뱃속에 있었네요) 때

차 안에 함께 머물렀던 그 시간들처럼!

 

막내는 하와이에서 수영하고 싶다하고,

큰 딸은 필리핀의 세부 싱가포르의 반탐 남태평양의 괌 등

아들은 북해도에서의 자유여행, 아내는 더운데 어디 가냐며 방콕!

나는 산수화가 그려지는 중국 계림. 그냥 울릉도 여행도 좋은데~

 

어디를 가게 되던 청포도가 익어간다는 칠월에는

오래도록 남겨질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싶은 거예요.

아니~ 혼자 저 멀리 아이슬랜드로 날아가

오로라 여신과 진하게 Dance를 추고,

여기 저기 카메라 속에 그리고 내 마음 속에

삶의 흔적들을 홀로 남기고 다니는 것이 미안하기 때문인가 보네요.

 

이제 카톡 방도 조용합니다. 아무리 자식들에게 모두 주고 싶어도

결국 아이들이 스스로 헤쳐가야 하는 것이 삶의 진실이니,

27살 24살 16살 그 때의 나날들에 먹구름보다는

상큼한 햇살이 가득하길 바랄 뿐이죠.

그 희망이 나의 존재의 이유입니다.

 

2015년 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