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 3살 때부터 23년간 연말이면 우리 집 거실을 밝혀주었고,
5년 전 현주가 더 이상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게 되었을 때까지
18년간 성탄절 아침이면 산타의 선물이 놓여있던 크리스마스트리이다.
막내도 중학생이 되었기에 더 이상 트리의 불빛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올해부터는 그 나무를 창고에 머물게 하려 했는데 며칠 전
현주의 바람으로 트리에 다시 불을 밝히고 있다.
종교적으로 성탄절과는 인연이 없는 우리 가족이라서
산타의 선물을 빼고는 별다른 이벤트 없이 지내왔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전야에 산타와 아빠의 선물 두 개를 장만해야만 하던
번거로움이 이제는 오히려 그립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일상의 추억을 채워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간 순간,
그냥 용돈만 건네주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달리 전달하기로 했다.
세 개의 금·은·동 봉투를 트리에 걸어놓으면
성탄절 아침에 꿈나라에서 먼저 깨어난 아이가
산타 할아버지의 가장 좋은 선물을 갖기로 하고,
나는 새벽에 일어나 트리에 세 개의 봉투를 달아 놓고
20여 분 달려와 광주 나의 사무실에 나와 있다.
누가 ‘금’ 자가 쓰여 진 선물 봉투를 땄을까?
201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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