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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 이야기 2015년 7월 26일

묵향의 이야기 2017. 8. 14. 07:57

북해도 가족 여행 이틀 째.

이번에는 단촐하게 장모님과 누나와 함께

일곱 명만이 어제 아침에 인천공항을 떠났다.

 

“휴가는 국내에서!”라는 캠페인에 해외여행이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내년에는 사회에 발을 내딛을

아들, 4학년 취업준비생이 되는 큰 딸 그리고 곧

여고생이 될 막내 등 5명의 가족조차 한 동안 여행의 추억을

함께 만들지 못할 것 같아 이곳 홋카이도로 행선지를 결정했던 것이다.

 

가족여행은 안개처럼 행복도 스며들게 하지만,

장마철 비바람처럼 짜증을 돋우기도 한다.

나 홀로의 여행은 그 어떤 일행에 합류하여

홀로 훌쩍 가벼이 공항을 빠져나와 내 할 일만 지키며

나만의 추억과 사진을 담으면 그 뿐이지만,

가장이라는 자리에서 이런저런 신경을 곤두세우며 이끌어가야 하기에,

가족여행이 단지 즐겁지만 않은 것이다.

 

하지만 고교 때 내 기억에 깊게 자리했던 ‘의자’라는 시 구절처럼,

부모와 자식으로 이어지는 인륜의 도리를 제대로 펼치며,

나의 아이들에게 행복한 세상과 미래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기에 나의 편함과 기쁨은 뒤로하고,

아이들에게 그 자리를 내 주는 것이다.

 

나의 부모가 그러했듯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엄마는

그들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 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여기 홋카이도에 있는 것이다.

 

2015년 7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