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막내 현주의 중학교 졸업식이 있었죠.
그날 포토샵 강의(?)가 있어 한창 열강 중이었는데,
원하는 고교에 배정받았다는 딸의 카톡이 뜨더군요.
사춘기 소녀가 된 이후 아빠를 외면하던 막내의
그 메시지는 “아빠~ 사랑해!”라고 들렸어요. ㅎ
퇴근 후 현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아내와 나누다가
또다시 반바지가 되어가는 막내의 잠옷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옆에 내가 집과 사무실에서 걸치는 카디건이 있었죠.
새 것을 사 달라고 하지 못해
반쪽 반바지 잠옷을 입는 것이 아니겠지요.
버리지 못하는 애착 때문일 것입니다.
돈을 못 써서 남들 안 볼 때 헤진 옷을 입는 것은 아니죠.
자연과 인간이 공들여서 만들어 놓은 소중한 가치를
무심히 땅 속에 파묻기 싫은 것이지요.
어제 저녁에는 자주 다니던 곳에서 가족들과 외식을 하고
근처 탁구장에 처음으로 다섯 명이 발길을 내딛었어요.
“여보 아빠 아빠 아빠”하며 탁구대 내 건너편에 서려고 하는
아내와 세 명의 아이들 때문에 나는 환히 웃는 날이었습니다.
2017.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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