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따라 길 따라

프레케스톨렌. 리세본튼. 쉐락볼튼. 스타방에르 32일~33일 차

묵향의 이야기 2018. 10. 29. 08:49

【노르웨이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38일 간의 여정】

(32일차~33일차)

 

프레케스톨렌 트레킹. 포르산. 리세피요르드. 리세본튼. 쉐락볼튼 트레킹. 스타방에르.

 

▷ 32일차 (9월 7일 금) : Sand - 프레케스톨렌 트레킹 - 포르산 Forsand의 The Pink Dock 페리 승선 - 리세피요르드 (lysefjorden) - 리세보튼 Lysebotn의 Kjerag Lysebotn Camping 캐빈 159km

 

▷ 33일차 (9월 8일 토) : 리세보튼 lysebotn - 쉐락볼튼 Kjeragbolten 트레킹 - 스타방에르 Stavanger의 Stavanger Camping Mosvangen 캐빈 146km

 

▷ 32일차 (9월 7일 금) : Sand - Erfjord - Nesvik 페리 승선 - Hjelmeland 하선 (이곳 거쳐서 olma로 감) - (Tau) - Jorpeland ~ 13번 도로에서 좌측 프레케스톨렌 Preikestolen 오토 캠핑장 지나서 프레케스톨렌 주차장 - 프레케스톨렌 트레킹 (왕복 8키로 약 3~4시간) - 리턴 13번 도로 - 포르산 Forsand의 The Pink Dock 페리 승선 - 리세피요르드 (lysefjorden) - 리세보튼 Lysebotn의 Kjerag Lysebotn Camping 캐빈 159km

Nesvik 페리 승선 → Hjelmeland fergekai

The Pink Ferry Dock 승선 → Lysebotn

 

노르웨이에 도착한 처음 이틀만 호텔 식사를 한 이후로 집을 떠난 지 한 달이 지나가는 동안 햄버거 외식 두 번을 빼고는 캠핑장에서 식사를 계속 해결해야 했다. 게다가 정성껏 준비해온 반찬거리의 대부분을 오슬로를 떠나면서 분실해 버렸으니, 주방장이 아무리 솜씨와 정성을 다해 식단을 마련했어도 그야말로 조촐한 식사로 끼니를 해결해야만 했다. 전날의 저녁과 아침 식탁에 맛깔스런 솜씨와 정성으로 마련한 음식들이 핀트히테를 떠나야 하는 우리의 마음을 서운하게 했지만, 앞으로 흘러가야 하는 것이 삶이듯 우리도 정겨운 별장을 나서야만 했다. 그리고 바로 우리가 도착하기 전날 이틀 동안 머물렀던 4인방 아줌마 일행은 핀트히테님이 동행하여 타우 Tau라는 곳에 가서 호미와 양동이를 들고서 홍합 게 소라 등 주어 담고 도다리 낚시도 즐겼다고 하니 아쉬움을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눈으로 보고 발로 걷는 것만이 노르웨이 여행을 즐기는 것이 아닐 터인데, 애초 이틀 숙박을 계획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되었다.

 

페리를 타고 피요르드를 건넌 뒤 타우에 들려서 물속에는 들어가지 못할지라도 그 해변을 둘러 보려했지만, Preikestolen을 목적지로 찍은 네비는 생각지 못한 빠른 길로 안내하여 바로 프레케스톨렌 주차장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트레킹 출발점 입구에 오늘 바람이 몹시 심하니 조심하라는 경고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교통이 편리하고 트레킹하기 편하며 패키지로 여행 상품에 끼워 넣기 쉽기 때문에 제단바위까지 3.8km의 등산로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한국의 높지 않은 산을 오르듯 돌계단에 발을 올려놓으면 어느덧 평지길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리세피요르드 (lysefjorden)를 내려다보고 있는 절벽에 다다른다. 절벽이 나올 쯤에는 꺼내 들었던 카메라를 배낭에 다시 넣을 만큼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었다. 이제 Preikestolen 제단바위가 보였다. 오솔길 정도의 바위 길 왼쪽으로는 600미터 아래 피요르드가 누구든 바람에 날려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몇 십 미터 정도만 오른쪽 바위에 몸을 바짝 붙이고 발을 내딛으면 제단바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조끼를 입고 있는 아가씨가 가지 말라고 제지를 했다. 결국 바위틈에 몸을 고정시키고 몇 장의 사진만 남긴 채, 제단바위에 올랐다가 바람에 날려 제수가 되기 싫어 주차장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애초에 타우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고 프레케스톨렌에 올랐다가 포르산 Forsand에서 숙박을 하려 했지만, 핀트히테님의 권유로 포르산에 머물지 않고 리세보튼 Lysebotn 행 포르산 페리 선착장으로 차를 몰았다. 그 선착장의 이름이 The Pink Dock이기에 가슴을 녹일만한 애틋한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하여 둘러봤지만 프레케스톨렌과 포르산을 이어주는 다리만 보일 뿐 평범한 항구의 풍경이었다. 포르산부터 리세보튼까지 채우고 있는 리세 피요르드 lysefjord는 성수기철에는 예약을 해야 할 만큼 두 개의 유명한 트레킹 구간을 이어주는 유일한 수송로이며, 프레케스톨렌 절벽과 쉐락볼튼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있다. 그 중간쯤 플뢰레 FLORLI에는 피요르드에서 산 정상까지 시설물 점검을 위해 만들어 놓은 4,444개의 계단이 등산로를 겸해서 있고, 페리는 그곳에서 잠시 멈췄다가 또다시 항해를 이어간다. 리세보튼에 도착하니 검은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억센 비가 쏟아졌다. 예약하지 않고 왔던 캠핑장이라 캐빈을 얻지 못할까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 하나 남은 값비싼 것을 렌트하여 짐을 풀고 있으니 한국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같은 날 출국하여 같은 날 귀국하는 한국 아줌마 네 명의 일행이 바로 옆 캐빈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럴 수가!

 

▷ 33일차 (9월 8일 토) : 리세보튼 lysebotn - KJERAG Parking - 쉐락볼튼 Kjeragbolten 트레킹 - KJERAG Parking -스타방에르 Stavanger의 Stavanger Camping Mosvangen 캐빈 146km

 

쉐락볼튼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트롤스티겐 길처럼 가파르고 좁고 굽이진 길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노르웨이에서의 운전이지만 그래도 어깨가 굳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조회하면 쉐락볼튼으로 가는 길이 두 곳으로 나오지만, 쉐락 레스토랑이 있고 큰 주차장이 있는 곳이 출발점이다. 트롤퉁가와 프레케스톨렌의 비교적 손쉬웠던 트레킹을 경험했던 터라 가벼운 마음으로 주차장을 벗어나 암반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하자마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업 다운이 심하다는 사전 정보만 있었을 뿐, 쇠줄을 잡지 않고는 오를 수 없을 만큼의 험난한 코스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기에 당혹스럽기조차 했다. 제법 긴 구간의 첫 관문을 통과하니 고생의 보답으로 멋진 풍경이 기쁨을 선사해 줬다. 비상 대피소가 있는 평탄한 길은 잠시뿐 또다시 마주치게 된 암벽 등반 수준의 오르막은 우리 일행 중 한 명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혼자 내려가 주차장에서 기다리겠다고 고집을 피웠지만,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더 위험하기에 함께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차라리 내게는 잘 되었다. 하늘도 보고 땅도 밟고 피요르드도 내려다보며 이번만큼은 마음도 쉬어갈 수 있었다. 쉐락볼튼 Kjeragbolten은 989미터의 수직 절벽 사이에 끼어 있는 둥근 바위를 지칭하는데, 산속 거인의 혓바닥 트롤퉁가나 제단처럼 생긴 프레케스톨렌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담력이 있어야 그 위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곳은 글라이딩의 점프 장소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며, 리세 피요르드 페리에서나 주차장 휴게소에서 점프하여 하늘을 나는 사람들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스타방에르로 가는 길은 완만하고 평탄한 내리막 주행 길이었다. 스타방에르는 12세기 대주교 관구가 생기며 산크트스비틴 성당이 세워질 정도로 오래된 교역도시였지만 그 발전 속도가 느리다가 1970년대 초 처음 시추된 북해 석유로 인하여 그동안의 식품가공업과 조선업 및 해운업 등과 더불어 노르웨이의 중요한 경제 도시로 꼽히게 된 곳이다. 또한 스타방에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레킹 코스 및 피요르드 등이 몰려 있는 노르웨이 남부지방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고 국제공항이 있기에 노르웨이 여행의 주요 출발점이 되는 곳이다. 스타방에르 중심지에서 볼거리는 대성당(Stavanger Domkirke), 감레 스타방에르(Gamle Stananger. 구 시가지의 하얀 집들 골목), 피시마켓(해산물 요리점), 전망대 (Valberg Tarhet), 카페거리 (Ovre Holmegate) 그리고 석유박물관 등이 있다.

 

트롤퉁가 프레케스톨렌 그리고 쉐락볼튼 트레킹의 과제를 모두 끝내고 이제 귀국길 과정에 있는 스타방에르에 도착한 우리는 시내 관광을 다음날로 미루고서 시내에 있는 Mosvangen 호숫가 Stavanger Camping을 찾았다. 성수기가 지나서인지 다행히 캐빈에 머물게 되었고 호수 공원을 산책하며 여유 있는 석양을 맞이했지만, 그날은 저녁 8시 이후에는 키친을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 때문에 저녁식사를 서두르게 되었다. 나는 하루 반병에 조금씩 더해서 스무 병 분량의 소주를 챙겨 왔는데, 이제 달랑 한 병밖에 남지 않았다. 사흘 밤을 더 버텨야 하기에 식사를 하면서 목을 조금 축이려 했지만, 캠핑장 키친 앞 공간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에서 들려오는 베사메무초가 한 병을 다 비우게 하고 말았다. 하지만 거의 일 년 만에 현장에서 듣게 된 성악과 클래식의 선율은 내일의 행복을 오늘로 앞당기게 하였다. 아마도 음악을 사랑하는 Stavanger Camping 캠핑장 주인이 동호인들에게 음악회 자리를 마련해 주었던 것 같다. 내일은 드디어 노르웨이 남쪽 해안을 내달리는 날이다. 오늘 밤이 저물어가듯 북쪽 끝 노르캅에서 남쪽으로 내려왔던 삼십 여 일 동안의 여정도 마무리되어 간다.

 

☞ 노르웨이 여행 루트의 거의 대부분은 <노르웨이 여행과 한인민박 ”핀트히테“> 밴드에 있는 자료를 참조했고, 많은 정보도 그곳에서 얻었습니다.

 

☞ blog.daum.net/ss99cc ‘묵향의 이야기’ 블러그에는 사진들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프레케스톨렌 절벽 가까이서 바라본 리세피요드의 풍경입니다. 포르산과 리세보튼을 이어주고 있죠.





(퍼온 사진) 저 너머까지는 야산을 오르듯 어려움 없지만, 이제부터 절벽길을 걸어야 합니다.


(퍼온 사진)


(퍼온 사진)


(퍼온 사진)


(퍼온 사진) 많은 사람들이 제단에 올라 있을 만큼 무척 크네요.


내가 갔을 때는 제단 바위에 올랐다가 바람에 날려 제수가 되기 싫어서인지 아무도 없습니다.


포르산의 The Pink Dock입니다. 이곳에서 리세보튼 행 페리를 타죠.


저 멀리에 보이는 다리가 프레케스톨렌에서 포르산으로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페리에서 포르산 쪽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절벽 위의 프레케스톨렌 제단 바위가 보이네요.



절벽과 피요르드에 갇혀 있는 캠핑장에 머물면 어떠할는지.


리세보튼 쪽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깊은 산 끝 피요르드 가장자리에 한 뼘의 땅을 사람들에게 내줬네요.


찾아가 머물고 싶은 작은 마을입니다.



플뢰레 FLORLI에는 피요르드에서 산 정상까지 시설물 점검을 위해 만들어 놓은 4,444개의 계단이 있습니다.


산에 둘러싸인 리세보튼이 가까워오고 있습니다.


쉐락볼튼을 볼 수 있다는 페리의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습니다.


두 개의 절벽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쉐락볼튼입니다.


저 산 위의 길을 따라 쉐락볼튼에 가야합니다.


리세보튼 마을과 캠핑장이 보입니다.


쉐락볼튼 아래의 유일한 캠프장인 Kjerag Lysebotn Camping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다행히 먹구름이 서쪽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KJERAG Parking 주차장과 레스토랑이 보입니다.


쉐락볼튼을 향한 등산로는 처음부터 이렇게 급경사를 쇠줄 잡고 올라야 합니다.


포기할 수 없으니 저 위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퍼온 사진) 이런 경사 계속 이어집니다.


이제는 내리막이 있고 그리고 비상대피소가 있습니다.


때로는 평탄한 길도 나오죠.



(퍼온 사진) 거의 암벽 타기 수준의 등산로와 마주치게 됩니다.


(퍼온 사진)


(퍼온 사진) 쉐락볼튼에서 리세피요르드를 바라본 풍경입니다.


(퍼온 사진) 네 개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으면 쉐락볼튼이 모습을 보여줍니다.


(퍼온 사진) 몇 발을 내딛으면 쉐락볼튼에 오르게 됩니다.


(퍼온 사진) 쉐락볼튼은 이쪽으로 걸어가서 오르게 됩니다.


(퍼온 사진) 겁 없는 한국의 아줌마가 쉐락볼튼 위에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KJERAG Parking장으로 내려갈 때도 쇠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 곳이 많죠.


양 매매시장이 서는 날인 것 같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양 몰이가 있었습니다.


스타방에르의 Stavanger Camping Mosvangen 풍경입니다.



캠핑장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가 마지막 남은 소주 한 병을 비우게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