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늘을 우러러 바라봤습니다.
한 점 그 이상의 부끄러움을
확인하기 위함이 아니었죠.
긴 장대를 들고 새집을 찾았던 거예요.
몇 년 전부터 이곳에 터전을 마련한
물까치 새떼들을 쫓아내기 위한 몸부림이죠.
작년과 달리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아직 둥지에 아기 새도 하얀 알도 없었어요.
슬퍼하는 새들에게 덜 미안했지요.
하지만 어쩔 수 없군요.
나는 새총을 쏘고 장대를 들며
또다시 그들과 계속 맞설 수밖에 없어요.
작년 그리고 그 이전에도 물까치들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려는 듯
내 터전에서 날카로운 부리로 나를 엄청 공격해댔죠.
그래도 애써 만든 둥지를 헐어버린 미안함 때문에
아마도 오늘밤 꿈속에서 무척 괴로울 것 같네요.
예쁘게 함께 어우러져 지내면 좋으련만!
2020년 4월 29일
“잔디밭에 나가 망중한을 즐기려 현관문을 나서면 또다시 기다렸다는 듯이 뒤에서 내 머리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든다. 날카로운 부리에 상처를 입기 싫어 어쩔 수 없이 이 더위에도 긴 팔 웃옷을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승마용 헬멧을 뒤집어 쓴 채 산책을 해야 한다. 잠시 차에 물건을 꺼내려 갈 때는 빗자루를 하늘 향해 흔들며 나서야 하니, 이곳이 내 집인가 새들의 집인가?
2019년 5월 23일 카카오스토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