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고별

묵향의 이야기 2022. 9. 16. 07:46

화로의 문이 닫힐 때 친구를 마지막 배웅했습니다.

“친구여~ 잘 가게!” 그 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이른 아침마다 내게 전화를 걸어와

일상의 잡담을 늘어놓으며 시시(히히)덕거렸죠.

 

그 친구가 40대 중반쯤인가 상처를 하고

재혼도 하지 않은 채 아들 딸 시집 장가보내고

60대 장년의 여유로운 삶을 즐기려 할 때!

 

근육이 기능을 상실하는 희귀병에 걸려

절뚝거리며 걷게 된 지 2년이 지나자

아들의 간청으로 기도 절개 수술을 받았죠.

 

그리고 눈만 껌뻑이며 정신은 말똥말똥한 채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 있다가

삼 년의 시간이 흘러 눈마저 감아 버렸습니다.

 

만물 생명 존재 시간 - 왜 만들어졌나요?

애초에 없었다면 탄생과 죽음의 고통이 없으련만.

아무 것도 없는, 없는 것도 없는 그곳이 그립습니다.

 

2022년 9월 13일

 

'프리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무릇  (0) 2021.09.12
마음 속 꽃  (0) 2021.08.22
돌아간다는 것  (0) 2021.07.30
소풍 떠나는 날을 기다리며  (0) 2021.07.30
직박구리 아기새  (0) 202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