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세상 바라보기

작지만 아름다운 것

묵향의 이야기 2007. 3. 16. 19:26
 

  

  명동 코스모스 빌딩 앞, 뇌성마비 앉은뱅이 총각 행상 손을 잡고서,

허리 굽혀 목장갑 끼워 주는 청원 경찰 아저씨.


  작지만 아름다움 느끼게 해 주는 그 모습...


               98.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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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은 비집고 들어 올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한쪽 손을 쑥 내밀고 양보해 달라는 어느 운전사.


  밟고 있던 페달에서 잠시 발을 떼고 있으니,

또 다시 손을 내밀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래도 남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아름답다.


             99.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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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에 몸을 실었다.  사람들은 내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타고...

지팡이를 짚고 불편한 몸을 이끌며 칠십 가까이 되어 보이는 아저

씨가 절뚝거리며 버스 승차문을 향해 바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버스 기사는 허겁지겁 문을 닫고 출발하려 한다.  앞 쪽에 앉아

계시던 나이든 아줌마의 '태워 주시죠!'라는 말에 기사 아저씨는

마지못해 문을 열어 준다.  힘겹게 차에 오른 몸이 불편한 아저

씨가 자리에 앉을 동안 버스는 잠시 멈춰 서 있다.


  몇 정거장인가 지나서 앞 쪽에 앉아 있던 그 아저씨가 몸을 움쭐

거린다.  몇 자리 뒤에 앉아 있던 젊은 부인이 일어선다.  그 아저씨

에게 다가서서는 팔을 부축하고선 하차문으로 다가 온다.  버스는

덜컹거리고 있고...


  함께 내려 주지 못함을 미안하게 생각하는 듯, 그 젊은 부인은

아저씨가 땅에 발을 내딛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리고는

제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덜컹거리는 버스 손잡이를 잡고 발길

내딛는다.


  버스 기사 아저씨,  그 젊은 부인에게 말을 건넨다,


             " 고맙습니다."


  함께 어우러져 사는 모습 - 작지만 아름다움 느끼게 한다.


                   9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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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올림픽 공원 큰 사거리 건널목 신호등에 걸려 서 있는데,

하얀 머리 고운 얼굴의 할머니 세 분이 가벼운 손짐을 들고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고, 반대편에 섬머슴 같은 고딩생 몇이 어울려 있다.


  멍한 나의 눈망울이 멈춰 있는 건널목 한 가운데에서 한 학생 -

반가이 할머니들에게 인사 건네더니, 한 할머니의 가벼워 보이는 짐을

들어 드리겠단다.   활짝 웃으시며 사양하시는 할머니.  또 다른

할머니의 손을 잡더니 짐을 들어 드리겠단다.   손을 내저으시며

사양하는 또 다른 할머니...


  꾸벅 인사 드리고, 이미 빨간불이 켜진 건널목을 달려, 멀리

가고 있는 벗들을 쫓아 간다.   백발의 할머니들 재잘거리며

또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 옮기신다.


  아마도 동네 할머니들을 만났었나 보다.


                                      98.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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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장한 남자가 벽을 향해 서 있다.  나 또한 그

옆 자리에서 벽을 향해 서 있으니, 그 남자 일을 마치고 손을 씻는다.

지퍼를 올리고 문을 향해 발을 내딛으니, 손 씻던 남자가

문을 열려다가 비켜 선다.  문잡이에 나의 손이 먼저 가고 나서, 뒤따라

그 남자가 나온다.


  물에 젖은 손잡이를 잡는 불쾌함을 주지 않으려 비켜선,

남을 생각하는 작은 배려가 작지만 아름답다.


                            2000,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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