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쳐 버렸기 때문인가? 꼬이기만 하는 일 때문인가?
아무런 생각도 않고 그저 메말라 버린 가슴으로 머물고 만다.
거기서 바라 보던, 하얀 거품 머금은 파도는
밀려 오는 것이건가? 쓸려 가는 것이던가?
농장 한 구석에 둘러 쳐진 철망은
긴 꼬리 공작새 안에 있게 함인가? 나의 밖에 있게 함인가?
만원짜리 행복은 얼만큼 큰 것인가? 선풍기 바람에
주름살 진 아줌마 부채질로 땀 바람 식히니 화사한 룸싸롱 에어컨
바람 보다 상쾌하고, 오천원짜리 쥐포 몇마리 놓여 있지만 이천오백원
짜리 쏘주 한병 비우도록 남아 있고 일년 전에 한단계 올려 피우는
디스 한갑 천원이면 몇시간 빈 가슴 뿌연 연기로라도 채워주고 지하철
400원짜리 차표 한장 끊어 몇천원 택시비 안낼 수 있고 30분 걸음거리
단돈 천원짜리 한장이면 집 앞까지 모시는 택시 있고 그러고도 남으니
모자란 것 보다 낫고, 얼큰한 취기에 달님 별님 내 입가에 미소짓게
하시니 고맙고, 세상 부러울게 없소이다. 지난 밤은......
근데 얼마 남아 있지???
9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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