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home

입하 날에

묵향의 이야기 2007. 3. 17. 15:06
 

  오늘이 입하라 하는군요. 봄이 왔나 했더니

어느덧 떠나 가 버리고 여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 - 바쁜 마음에 자명종 시계를 5시에

맞춰 놓고 태양을 맞이하려 했던 나의 마음은 하늘

가득 드리워진 구름 뒤로 감추어야만 했지만, ‘최경주’

의 PGA 골프 우승 소식에 잠시의 기쁨을 만끽했습

니다. 

  며칠간 바쁜 날들이었습니다.  이제 중 2학년인

대학 친구의 아들 죽음으로 인하여 장례식장 그리고

화장터를 다녀 왔습니다.  삶의 허무를 되새기며......

몇 개월간 정체 속에 빠져 있던 나의 머리를 회전

시켜야만 하는 일들로 인하여 관공서를 들락거려야

했습니다.

  어제는 우리 5식구 그리고 동생 부부와 함께

여기 나의 농장에서 숯불구이 파티를 했고, 집으로

가는 길에 팔당 예봉산을 올라 부모님 산소에

하얀 카네이션을 건네 드리고 왔습니다.

  흐린 날씨 탓인가요?  FM에서는 내내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슬픈 곡들이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어느 날 깊은 시름에 빠지게 했던 ‘알비뇨니의

아다지오‘도 흐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머물러 있을 수 없기에, 바쁜

발걸음을 내딛으려 하지만 제자리에 멈춰 선 것에

타성이 젖어서인지 한 발 한 발 내딛기가 이리도

힘듭니다. 

  하지만 어제 아들과 함께 거닐었던 여기 농장

나무와 풀들 사이에서 감춰진 채 살포시 피어나던

생의 향기처럼 아직도 꺼지지 않는 나의 숨결이

있기에, 씨앗 싹터 생명 만들어 가듯 어둠속에

가두어 버렸던 나의 영혼을 양지로 이끌 것입니다.

  어제는 즐거웠습니다.  6개월된 막내 공주가

처음으로 이곳을 나들이했고, 거의 2 년만에 아내

아들 딸 그리고 식구들이 여기에 모여 그 이전에는

언제나 빨간 공휴일이면 부모님과 점심을 함께 했던

그 자리에서 추억을 되새겼던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미루었던

일들을......


'sweet h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월을 마무리 하며  (0) 2007.03.17
출근길  (0) 2007.03.17
어느날  (0) 2007.03.17
현주가 처음 집에 온 날  (0) 2007.03.17
가을의 문턱에서~  (0) 2007.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