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여섯시 넘어 들려오는 FM에서의 클래식 선율은 홀로 만의 나의 사무실에서의 나의 영혼을 바람에 올려 저기 저 강가로 저기 저 들녘으로 그리고 억새풀 하늘거리는 산 중턱으로 옮겨 춤추게 한다.
자그마한 새가 되어 숲 속에서 재잘거리고, 심오한 철학자 되어 깊은 상념에 빠진다. 잠시 뒤에 되살아 날 나의 공허라 할지라도 언제나 이 맘 때면 나의 영혼은 자유로워진다. 말발굽 소리에 맞추어 늘어졌던 나의 몸 덩어리는 움직인다. 가냘픈 선율에 나의 눈가엔 슬픔이 넘친다.
우연히 한 줄의 글로 나를 돌아 볼 수 있게 자그마한 공간을 만들어 준 이 그를 생각하고 싶지만,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어느 날 아득한 메아리일지라도 들을 수 있다면, 거기 산 있음 느끼며 깊은 가슴 속의 응어리 던져 버릴 수 있으련만. 그저 난 지금 서 있을 뿐이다. 때론 마음속에 커다란 나무하나 심어 그 그늘 아래서 쉬고 싶을 때 있다. 톡톡 튀는 피아노 선율은 나의 마음을 뛰게 만든다. 늘어지는 선율은 나를 눈감게 한다. 때론 꿈속의 나를 그리고 싶다. 그 나무 그늘이 있다면...
9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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