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숨결 모아
희미해져 가는 고운 빛 보듬고
애써 계절의 흐름 멈추게 하고 있는
거리 위 어느 나뭇잎 사이로
연인의 눈빛 마냥 따스하게 전해오는
노오란 가로등 불빛과 하나로 어우러져
비어 있는 나의 가슴 가득 메우는
늦가을의 은행나무 잎
그 빛깔...
그대 품 안 나의 숨결이고파!
전철역 나와 가로등 빛 안고 있는
은행나뭇 길 걸으며...
1995년 11월 8일
삼성동 큰 사거리 길바닥에 내동댕기 쳐져
달려가는 차바퀴에 뭉그러져 버릴까봐 ,
지나가는 쇳고물 바람결에
하늘로 하늘로
되올라 가려 하지만,
이내 자기 갈 길 아님 알고서 는
또다시 한없이 떨어지려다가
한껏 몸부림 쳐 솟아 올랐으나,
내 할 수 없는 운명으로 체념하곤
차디 차게 식어버린 땅 바닥 어느 구석엔가 쳐박혀
존재의 의미 상실할 날
그저 기다리는 한 잎 낙엽!
95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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