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두개의 낙서

묵향의 이야기 2007. 3. 20. 19:10

가득 숨결 모아

희미해져 가는 고운 빛 보듬고


애써 계절의 흐름 멈추게 하고 있는

거리 위 어느 나뭇잎 사이로


연인의 눈빛 마냥 따스하게 전해오는

노오란 가로등 불빛과 하나로 어우러져


비어 있는 나의 가슴 가득 메우는

늦가을의 은행나무 잎


그 빛깔...

그대 품 안 나의 숨결이고파!


         전철역 나와 가로등 빛 안고 있는

                      은행나뭇 길 걸으며...

                 1995년 11월 8일



삼성동 큰 사거리 길바닥에 내동댕기 쳐져

달려가는 차바퀴에 뭉그러져 버릴까봐 ,


지나가는 쇳고물 바람결에

하늘로 하늘로

되올라 가려 하지만,


이내 자기 갈 길 아님 알고서 는

또다시 한없이 떨어지려다가

한껏 몸부림 쳐 솟아 올랐으나,


내 할 수 없는 운명으로 체념하곤

차디 차게 식어버린 땅 바닥 어느 구석엔가 쳐박혀

존재의 의미 상실할 날


그저 기다리는 한 잎 낙엽!


      95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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