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분노를 느끼게 했을 때! 어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서 슬픔을 느
낄 때! 하늘은 잿빛이 되어 버린다.
언젠가는 닥칠 일이지만, 그의 죽음을 꿈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경험하게 됨은 갑작스런 고독을 느
끼게 한다. 그의 죽음이란 소릴 깊은 꿈 속에서 듣고는 잠 설쳐 형광등 불빛 세계로 나와선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다.
진한 커피의 향은 채 여명이 들어 서지 않은 이 새벽의 적막을 깨뜨린다. 그토록 가슴 흔들어 놓은 선율도 지금은 들을 수 없다. 깊은 심연의 세계와 현실이 공존하는 지금!
슬픔과 분노를 간직하고 밤새 설쳤을 그를 생각해 본다. 손 내밀어 어루만져 줄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하지만, 가야 할 길인데 어찌할 것인가? 시간은 망각으로 우리를 몰지만, 그 시간의 혼돈의 바람은 격렬히 세상을 흔들어 놓는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하여야 함인가? 무엇을 하며 살아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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