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묵향의 이야기 2007. 3. 20. 19:43
 

  잿빛 하늘과 잿빛 벽으로 둘러싸인 미로를 걷고 있었다.  앞 길이


어디로 나 있는지 알지도 못한채 그저 답답함 속에서 영혼과 육신은


미로에 갇힌채 그저 헤메고 있었다.


  붉은 벽돌로 쌓아진 아마도 성당인 듯한 건물이 눈동자 위에 맺혀


졌고, 나의 발걸음은 붉은 벽돌 기둥 사이의 보이지 않는 선 사이를


넘어 그 성당 마당으로 들어서려 했다.



  불현듯 나의 영혼의 숨결은 멈춰지고...   나 의  두 손 은  무 슨


힘 에  이 끌 렸 음 인 지  꼬 옥  마 주  잡 게   되 고 ...



  나  의   눈  망  울  은    나  의   발  걸  음    앞   그   성  당


마  당   가  운  데  서    상  반  신  만    드  리  운  채    긴


머  리    옅  은    미  소  를    지  으  며   나  를    바  라  보


며    나  타  났  다  가  는    사  라  져    버  리  는    어  느


여  인  의    모  습  만    비  추  어  졌  다.   



  나 의  몸 은  그  여 인 을  향 해  움 직 였 지 만,  나 의  영 혼


의  숨 결 은  멈 춘 채   공 간 도  시 간 의  흐 름 도  잃 어 버 리


고  오 직  그  한  곳 에  머 물 고  있 을  뿐 이 다!



  희미하게 들려 오는 소리...  " 세상에 기적이 일어 났다.  성모 마리아


님이 나오셨도다!"  ...    성당 앞 마당에 몇 모여있던 여인들 입에서


나의 귀로 전해진 자그마한 소리였다.



  세번을 미소 지으며 나타 나셨다가는 나의 머리 위를 지나쳐서 나의


내딛던 발걸음 뒷편 성당 밖 연못으로 잔잔히 모습 감추신 그 알 수


없는 여인으로 인해 나의 나아가는 발길은 어느 대지 위를 향하게 되


었다.  잿빛 하늘은 걷히고 미로는 사라지고....


  꿈 속에서 난 나에게 외쳤다!  이건 단지 꿈일 뿐이다!!!!


  9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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