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시골길을 달렸다. 창으로 스며드는 햇살은 봄의 기운을
느끼게 했고, 창가로 스쳐 지나가는 젊은 모습 속에서 곁의 그리움으로
있어 줄 누군가를 생각하고 싶었다. 얼어 붙었던 대지도 기지개를 피는
이 계절 - 난 그저 겨울의 한 가운데 서 있어야만 한다.
새로이 사업을 시작하려 발을 내딛은지도 벌써 두달의 시간이 흘렀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아직도 출발선에 머물고 있다. 생각과 또 다른
생각 속에서 사업 검토를 하지만 막연하기만 하다.
대학원 오리엔테이션이 엊그제 있었다. 공부에는 별 취미 없는 존재가
늦게 다시 시작하려 하니 겁도 난다. 기왕에 진학하기로 한 것 석사 학
위는 취득하리라 마음 먹지만 과연 해 낼 수 있을지... 해야 할 일은 쉽
게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은 어떻해서든지 하고 싶어하는 나의 과거 모습
이 또 다시 재연되어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따스한 햇살이 영혼과 육체 감싸는 계절 다가오고 있다. 아직도 나의
마음 메말라 애타게 빗줄기 기다리지만 그저 허공을 향한 기분이다. 그리
움이란 감정으로 채우고 싶다. 따스하게 느껴지는 그 숨결에서 영혼의
쉼 채우고 싶다.
돌아 오는 길에 서편 하늘에서 동그랗게 불타고 있는 태양을 바라 보았
다. 자신을 불태우며 우리의 존재를 가꾸어 주는 그 불덩이가 없다면 아
무 것도 남을 수 없을일게다. 나의 영혼을 지켜주는 태양은 무엇인가?
그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인가?
땀 흘려 오를 산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기에 하루 하루의 생활은 무의미
하게 지워지고 있다. 펼쳐진 세상이 모두 나의 것이라 느꼈던 그 당돌함
은 이제 깊이 묻혀져 버린 것인가?
현실이란 틀 속에 갇혀진 나의 영혼 - 그리움의 감정으로 자유롭게 날게
하고 싶다. 비록 그리해서는 안된다 할지라도 세상 살고 있다는 느낌 갖
을 수 있다면...
9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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