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로 난 길 위에는 수많은 잠자리 떼가 너울거리고 있었다. 그 오래 전
날인가에는 백사장도 있었으련만, 지금은 아스팔트로 덮여진 지동차 길과
가파르게 쌓아 올린 시멘트 둑으로 그 모습을 갖추고 말았다. 그 옛적에는
흘러가는 시간도 머물고 갔음직 했을 강가이련만...
오늘은 유월 육일! 나의 생일이란다. 이제는 그저 미역국이 아침 밥상에
놓여져 있기에 생일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될 뿐, 별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
한다. 축하할 날인가 애도해야 할 날인가? 요사이 같으면 안타까운 날일게다.
그래도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어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세상의 부의 창조를 위해
삶을 끌고 있어야 하지만 그저 남들이 생산한 그 가치를 까먹고 있으니 나의
존재는 마이너스로서의 존재일 수밖에 .... 하지만 이것도 사람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가치관일 뿐! 삶은 살아 있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
고통 속에 있다 할지라도 기쁨에 한 것 들떠 있다 할지라도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임에야... 하지만 그래도 이 아침 나의 마음을
판졀하고 있는 것은 하루 하루의 삶에 대한 자기 만족의 생활을 이끌어 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 그것이 오늘 나의 생일에 대한 의미를 그저 감추어야 할 이유
인게다. 오늘은? 오늘은!
9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