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쯤 깨어나 뒤척이다가 5시 종소리도 못 들은 채 집을 나섰죠.
배고픔을 잊으려 몇 잔술에 이른 아침부터 취해 버렸네요.
FM에서 알비뇨니의 아디지오가 흘러나오고 있어요. 40살 불혹의 나이를
지나며 이 선율을 처음 접했지요. “유혹에 안 넘어가는 나이가 아니라
유혹에 빠져도 가슴을 치며 후회하지 않을 나이!”라고 낙서를 휘갈겼었지요.
그리고도 십 년이 훌쩍 지나서 지천명을 지나쳤어요. 어찌 하늘의 뜻을
알 수 있을까요? 그저 “자신의 처지를 알고 고개를 숙이는 나이!
이제 50대 중반도 넘어서며 이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요.
“신이 죽음을 내린다면 그저 따라가야 하는 나이!”가 되어 가는 것이지요.
중 1 막내 현주의 다음 주 월요일 개학을 앞두고 가족 외식을 했지요.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가족이 함께 있음이 행복이라고! 나의 가장 큰 염원이지요.
이제는 나의 아이들의 삶이 햇살 가득한 세상에 오래도록 자리하기를
바랄 뿐이지요.
앞으로의 삶에서 명예를 탐하자니 앞에 나서지 않는 못하는 성품이고,
돈을 쫓아 나서자니 그럴 능력이 되지 못하기에 그저 지키는데 그쳐야만 하고,
사랑을 쫓자니 이미 세상의 때에 흠뻑 젖어 감성은 이성의 포로가 되어 버렸지요.
세상은 떠들썩합니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하늘나라를 향해 올라가고 있지요.
아마도 저 위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모두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비밀이 없는 그런 세상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겠지요.
신이 계신다면 그 분은 오래 전 그리고 앞으로도 꼭꼭 감춰진 그런 삶의
진실들을 다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동녘 하늘에 태양이 벌써 높이 올라와 있어요. 풀 속의 새들은 사랑을 쫓아
창공을 날며 “나를 봐 달라!”며 외치고 있어요. KBS 콩 인터넷 라디오에서는
이런 말을 하네요.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는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
다시 새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내게는 어떤 날들이 펼쳐질까요?
십 여 년 만에 귀국한 고교 친구를 마주할 것이고, 그 전에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줄 지인을 만나야 할 것이고, 한가로운 주말이기에
잔디밭 잡초도 뽑아 주어야 할 것이고, 하지만 지금은 그저 한없이
자유로운 나의 성 안의 세상!
잠시 눈을 감고 어제의 가벼운 행복의 순간을 되돌아보렵니다. 불행의
화살이 피해가는 나의 아이들의 삶을 기원하면서! 맑고 밝은 미소를
가득 머금으면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내일을 그리며!
2014.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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