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초교 동창회 2014년 12월 6일

묵향의 이야기 2017. 8. 14. 06:44

한 때는 그랬었지~

 

누군가 그러더군.

결혼의 행복은 신혼여행 3박 4일이 전부라고!

 

아내는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려고 오늘 집을 나섰지.

아마도 가장 좋은 옷과 가방을 들고 나간 것 같았어.

 

약속장소를 어찌 찾아가야 할지 묻기에

저녁 무렵 일부러 집에 들려 네비게이션을 맞춰줬지.

 

지난 연초에 여동생이 올케 언니 초교동창 밴드에

가입시켜줬던 것이 화근이었어! 이번이 두 번째

모임인가?

 

나는 집에 있는 아빠 푸대접하는 두 빨의 눈빛이 무서워서

부모님 살던 이곳에 와 옛 사진을 뒤척이며 외톨이가 된 거야!

 

FM 93.1의 격정적인 선율

하늘하늘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여인의 향수보다 더 진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술 향기!

 

나의 삶도

어떠한 인연도

영원히 그 자리에 머물게 할 수는 없는 거야.

 

어느 날 내 생의 모습이 힘이 없게 될지라도

한 때 아름답던 시간들이 희미한 기억이 될지라도

그 때의 미소를 떠 올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

 

뭐 그런 거지!

지천명의 나이를 한참 지났으니 하늘 뜻에 따르고

이순의 나이를 절반쯤 다가섰으니 순리에 귀 기울이고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지.

 

그런데 왜 내 초교 동창 모임은 왜 이리도 늦는 거야?

그나저나 빨리 대리기사 불러야겠다.

오늘 아내의 할머니 제사상의 퇴주로라도

모자란 술을 채워야겠다.

 

2014년 1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