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그랬었지~
누군가 그러더군.
결혼의 행복은 신혼여행 3박 4일이 전부라고!
아내는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려고 오늘 집을 나섰지.
아마도 가장 좋은 옷과 가방을 들고 나간 것 같았어.
약속장소를 어찌 찾아가야 할지 묻기에
저녁 무렵 일부러 집에 들려 네비게이션을 맞춰줬지.
지난 연초에 여동생이 올케 언니 초교동창 밴드에
가입시켜줬던 것이 화근이었어! 이번이 두 번째
모임인가?
나는 집에 있는 아빠 푸대접하는 두 빨의 눈빛이 무서워서
부모님 살던 이곳에 와 옛 사진을 뒤척이며 외톨이가 된 거야!
FM 93.1의 격정적인 선율
하늘하늘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여인의 향수보다 더 진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술 향기!
나의 삶도
어떠한 인연도
영원히 그 자리에 머물게 할 수는 없는 거야.
어느 날 내 생의 모습이 힘이 없게 될지라도
한 때 아름답던 시간들이 희미한 기억이 될지라도
그 때의 미소를 떠 올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
뭐 그런 거지!
지천명의 나이를 한참 지났으니 하늘 뜻에 따르고
이순의 나이를 절반쯤 다가섰으니 순리에 귀 기울이고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지.
그런데 왜 내 초교 동창 모임은 왜 이리도 늦는 거야?
그나저나 빨리 대리기사 불러야겠다.
오늘 아내의 할머니 제사상의 퇴주로라도
모자란 술을 채워야겠다.
2014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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