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낙서> 엿 같은 마음...
엿 같은 마음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더 이상 나아가지 않기로 작정한 어느
봉사 단체의 행사를 다녀왔다. 마지막까지 도리를 지켜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던져 버리는 부회장직 부담금 그리고 아무 쓸모짝 없는 금메달 하나 받는 댓가로
몇십만원을 건네 주었고, 앉아 있기 너무도 지루한 치사 기념사 축사 등을 들어
주기 위해 몇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언제나 봉사 봉사만을 외쳐대던 그 모임은 오래 이어져 왔다. 또한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이런 저런 봉사금을 납부하며 언제까지 봉사단체로 이어져 갈
것이다. 하지만오늘 따라 더욱 위선으로만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고개
돌리는 이탈자의 마음 때문이리라. 자기만족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자
들의 허울 좋은 외침 뿐이다. 늑대와 여우들이 넥타이 매고 스카프 둘르고 탁자
앞에 앉아 허풍 떨고 있는 모습이다.
지도 없이 길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따라 가기 힘든 방향일지라도 그려진 길을
찾아 발걸음 내딛음이 조금 더 내일을 준비함일거다. 그러하기에 규범이 있고
도덕이 있고 그 모임이 있는 것일게다. 그들에게는 잘못이 없다. 잘못된
시각으로 바라 보는 내게 잘못이 있는 것이다.
나는 또다른 위선에 빠지고 싶은거다. 여하한 이유일지라도 하나에 있어 낙오
일 뿐이다. 어울림에 실패한 자의 항변일 뿐이다. 가소로운 눈빛으로 바라 보던
그들 눈에도 나는 가소로운 자일 뿐이다.
하지만... 정말 위선이다. 봉사 봉사 봉사... 난 동일한 그 모임을 두개
나갔었다. 둘 다 똑 같다. 언제나 그들은 봉사를 외쳐댄다. 어울리기 위해
그리고 자기 마음 속에서 흐뭇함을 느끼기 위해 이것 저것 희생하면서, 먹이를
바라보며 다가서는 하이에나 처럼 모여든다.
자아비판이 따라야 한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낭비하고 있는가?
내일을 위해 돈을 명예를 벌고 있는가? 내세를 위하여 선을 덕을 쌓고 있는가?
그 누가 얘기했다. 선한 척 하는 사람이라고. 바른 척 하는 사람이라고...
맞는 말이다.
후후... 내뱉고 나니 너무 가소롭다. 척하지 조차 못함을 스스로 알고 있음에
너무나 가소롭다. 내 아무리 길을 잘못 걷고 있다 할지라도 바라봄은 잃지 말아야
한다. 그것 조차 잃어 버린다면 정말 서랍 속에 잠기어 있는 수면제 한병을 먹어
치워야겠지...
그래... 얹쟎은 마음으로 차를 몰면서 이런 저런 잡념에 빠졌었다. 그냥 외쳐
대고 싶었다. 친구를 불러내 술 속에 빠질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 누가 정녕
막걸리 한 잔 받아 줄 수 있을까? " 술 익는 마을에...." 싯 구절 생각난다.
그냥 그저 바위가 되고 싶다. 바람이 되어 여기 저기 스며들고 싶다.
하고 싶던 말 해야지... 김 밥 할머니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어느날 군청을
찾았다. 제법 큰 것을 내 놓고도 노랭이 소리를 듣는 아버지를 향한 사회의 눈빛
은 너무 차가왔다. 좋든 싫든 생명을 주셨고, 내 딴에는 바른 삶을 가르쳐 주셨다
생각하는 당신을 생각하고 싶었고, 그리고 나의 삶에서 자리를 만들기 위하여 그
곳에 뿌리를 뻗어가야 했다. 그래서 아버지의 뜻을 내세워 만들었다. 얼마큼
나는 또 다른 위선을 덮어 쓰고 있는가? 그들을 바라 보면서 냉소하고 있지만.
과연 그 자리에서 나의 모습을 지울 수 있는 것인가? 아니겠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무엇을 바라 보면서 살아 가야 하는가? 알고 있다.
배부른 자의 트름이라는 것! 또한 나약한 자의 항변이라는 것! 하지만 똑 바로
보고 싶다. 무엇이 바른 것이고 무엇이 낭비하는 것인지... 비록 비틀거리는
발걸음일지라도 눈빛은 바른 곳을 바라 보고 싶다. 비록 내 삶이 척 하는 삶일
지라도 내 고집 속에 살고 싶다.
또 하나 생각했다. 홈페이지 만들어야겠다. 아내에게 자식에게 엄마 아버지에게
그리고 내b고 싶은 세상을 향해 던지고 싶은 말 홀로 방백할 자리를 만들어야겠다.
앨범 처럼 차곡 차고 쌓이다 보면 나의 아이들에게 남겨 줄 가장 큰 유산이 되리라.
음... 혼돈 속에 빠져 있다. 그래서 술 속에 나를 빠뜨리고 있고, 술 속에 빠져
한장 오랜만에 쓰고 있다.
한 시간 차를 몰고 오면서 가슴에 새겨졌던 이야기들이었다. 떠 들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이제는 크게 울리고 있는 팝송에 나를 맡겨 보련다. 자야지...
오늘 밤.
9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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