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면 얼마나 편할까? 아파트 베란다 쪽이 남한산성을 바라보며
텅빈 벌판이기에 나의 이 자그마한 공간을 시원한 바람이 흘러 지나간다.
꼬마들이 외갓집 가고 오지 않았기에 난 책상 위 스탠드 불빛만을 비춘
채 내가 좋아하는 FM의 선율과 함께 마냥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불타고 있는 가슴 속의 불덩이는 꺼지지 않고, 오늘은
왠지 폭풍 지나고 난 뒤의 허전함만이 나를 엄습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끽하는 이 자유와 편안함은 샤워 후 홀딱 벗어 던진 채
안방 침대에 벌떡 누워 그저 불어오는 바람에 나의 자신을 맡기고
침묵 속의 선율과 창가로 스며드는 불빛만을 벗삼아 온갖 상념을 떨
구고 그저 멍하니 어둠 속을 응시하는 나에게 커다란 행복이다.
사랑하기에 함께 있고 싶어했고 둘만이 살기에 불안해서 그리고
다른 자식 행복이라기에 술이와 통이와 생을 함께 하게 되었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 속에서 자그마한 행복이 되고 있으니 난
아마 남편 노릇하기에는 틀린 인간인가? 너무 편히 살고
있기에 그러하겠지. 밝은 맘 속에서 밝은 삶이 이끌어 지는 것일
진데..
아마도 조금 있으면 나의 꾸러기들이 몰려오겠지! 얼만 남지
않은 시간 이제 소파에 털썩 주저 않아 침묵과 어둠과 가냘픈 선율
속에서 나의 저 가슴 속 욕망과 욕심 잠시라도 떨구어 버린련다.
아마도 가슴 속의 욕심과 욕망 때문에 그리 힘들게 살고 잇는가보다.
종종 터뜨리는 남들의 대한 분노가 날 때때로 미치게 할 때가 있다.
참 마음먹기 나름이건만...
9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