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느끼게 하는 아침이었습니다.
현관문을 나서며 바라본 하늘은
내 마음속까지 푸르름으로 물들게 하였습니다.
나의 영혼 깊이 그 빛깔이 비춰지길 바라지만,
지나온 나날을 돌이켜 볼진데, 이 또한 꿈일 뿐입니다.
그리고...
차를 달릴 때 내 가슴 안으로 밀려드는 허망함!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가족의 한 기둥이라는 이유만으로
삶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세상을 향해 부끄럽게 만들기에
또다시 나의 가슴을 쥐어짜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습니다.
푸른 나무들로 가득한 나의 농장 정원을 바라보며,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며,
때로 순결해지는 나의 영혼을 바라보며,
오늘은 세상을 찬미하게 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그런 영혼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스스로 만들어가지 못함에
더 이상 사유할 수 없는
날이 오길 기다립니다.
하지만
가을 하늘처럼 티없는
늦둥이 현주와
아이들이 있기에
이 또한 바램일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어느 날
가을 바람이
나의 영혼을 씻어 주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가을을 기다립니다.
030814
'방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마 첫날 아침에 (0) | 2007.03.23 |
---|---|
슬픈 날 기쁜 날 (0) | 2007.03.23 |
봄날의 소망 (0) | 2007.03.22 |
자살하고 있는 중인가 보다 (0) | 2007.03.22 |
시인이 되고 싶은 이유 (0) | 2007.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