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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마시는 거야 2014년 8월 24일

묵향의 이야기 2017. 8. 14. 07:50

큰 아이 둘의 개강을 앞두고, 처음으로 송파 신천동의

젊은이들의 먹자골목으로 5명의 가족들이 전철을 타고 외식을 나갔다.

 

서빙하는 친구의 등 뒤에 이렇게 씌여 있다.

“인생 뭐 있어?

죽어라 마시는 거야.”

 

그래~ 행복의 향기를 마시고, 사랑의 온유함도 마시고,

인생 역전의 희망도 죽어라 마시는 거야.

나는~ 술도 죽어라 마시는 거야!

 

역전식당! 역 앞도 아닌데, 왜 역전 식당이라 하였을까?

분주히 손님을 맞이하는 젊은 친구들의 가게였다.

성공으로의 역전을 위한 그들의 바람이 담긴 터전이었다.

물론 다소 떨어진 곳에 신천역이 있지만.

 

비록 몇 시간이지만 우리에게는 내일에 대한 걱정을 떨치고

현재의 행복을 채우는 시간이었다. 군에 다녀온 아들보다

막내가 사격 표적을 더 많이 쓰러뜨렸고, 아내는 야구장을

필드로 착각했는지 멋지게 골프 스윙만 연신 해대고,

큰 딸은 방망이를 내리쳤지만 점수는 올라가지 않고,

배불뚝이 아들은 공부 안하고 낚시질만 했는지

동전 넣는 족족 인형을 뽑아냈다.

 

지난 밤! 우리 가족은 그렇게 추억을 한껏 마셨던 것이었다.

 

2014.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