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아름다운 것들 작지만 아름다운 것들 명동 코스모스 빌딩 앞, 행상을 하고 있는 뇌성마비 앉은뱅이 총각의 손을 잡고서, 허리 굽혀 목장갑 끼워 주는 청원 경찰 아저씨.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주는 모습이다. 1997년 12월 18일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장한 남자가 벽을 향해 서서 볼일을 본다. 나 또한 그 옆 자리..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23
과꽃 오늘 늦게 집을 나섰다. 방학을 마치고 어깨에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신발주머니를 들고 힘겹게 언덕 길을 오르는 아이들 사이로 나의 승용차는 조심 조심 앞으로 향했다. 지난 봄 초등학교 등교길 가에 뿌려 놓았던 과꽃들이 해맑은 아이들의 얼굴과 함께 어우러져 가득하다. 나의 마음속에도 어릴 ..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
양심이 타고 있는 티고 차량 2부제 운행통제로 나의 애마 엑센트는 주차장에 세워놓고, 의전용 승용차를 끌고 나섰다. 빨간불로 바뀌는 순간 나는 차를 멈췄고, 옆 차선에 있던 긴 트럭이 나의 차로 앞으로 급히 핸들을 꺽어 밀고 나온다. 순간 우지직 소리가 나며 나의 차 뒷 부분이 흔들거린다. 이미 신호등은 빨간불이었음..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
작지만 아름다운 것 명동 코스모스 빌딩 앞, 뇌성마비 앉은뱅이 총각 행상 손을 잡고서, 허리 굽혀 목장갑 끼워 주는 청원 경찰 아저씨. 작지만 아름다움 느끼게 해 주는 그 모습... 98. 7. 10 ************************************************************************ 조금은 비집고 들어 올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한쪽 손을 쑥 내밀고 양보해..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
방배동에서... 지난 여름 방배동 어느 교차로 지나치려다 빨간불에 멈추어 버렸다. 건널목 건너는 이들의 눈길은 쏟아 붓는 빗줄기가 나의 작은 차의 앞유리를 가리워 주었기에 피할 수 있었고, 잠시만의 삶의 휴식을 위해 한 숨을 내몰 수 있었다. 정지된 시간 속에 저 건너 건널목 가운데를 지나는, 아마도 80은 되..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
만원의 행복 무더위에 지쳐 버렸기 때문인가? 꼬이기만 하는 일 때문인가? 아무런 생각도 않고 그저 메말라 버린 가슴으로 머물고 만다. 거기서 바라 보던, 하얀 거품 머금은 파도는 밀려 오는 것이건가? 쓸려 가는 것이던가? 농장 한 구석에 둘러 쳐진 철망은 긴 꼬리 공작새 안에 있게 함인가? 나의 밖에 있게 함인..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
응급실에서... 응급실 한쪽 구석 의자에 앉아 망연히 시간의 흐름을 지키려니, '제한구역'이란 표지가 달린 문이 열리고는 기다란 나무상자가 얹혀진 간이 이동 침대를 마스크를 낀 젊은 남자가 끌고 온다. 영원히 영혼을 가두어 버리는 관짝은 아닐지언정 중환자실로 가는 것을 보니 아마도... 하지만 통곡 소리가 ..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
봉평 가는 길 봉평 가는 길은 소달구지 넘었음직한 나즈막한 산등성이 넘어, 채 파헤쳐지지 않은 산과 산 사이의 자그마한 평야를 가로 지른다. 굽이쳐 숨가삐 오르막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청계산 휴양림이 나올 쯤부터 겨울의 끝자락으로 군데군데 하얗게 모습 남긴 뫼를 넘고 또 가운데를 지나가면 길음..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
인사동 찻집 지난 밤부터 세상의 오염된 모든 것을 씻어 내리려는 듯 강한 바람이 일어 나의 마음과 정신을 청명하게 한다. 인사동 어느 찻집 - '기쁨을 나누는 집 - 그 자그마한 집 천장에 달려 있던 옛스런 장식등에 적혀 있던 글이 생각난다. " 성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
어느 가을날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달빛 타고 창가로 흘러드는 깊은 밤이다. 어린 시절 정원에 둘러 싸였던 나의 방에서 느끼던 그 가을의 느낌을 되살리고파, 여기 농장에서의 깊은 밤의 시간을 갖고 싶어 했기 때문인지 비로서 오늘 몇시간의 잠결 속에서 깨어나 이 자리를 맞이한다. 늙으신 아버지도 깊어가는 ..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07.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