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 삶
다음 달 말이면 장학회를 만든 지 23년째가 된다. 설립할 때는 무척 높은 이자율이었기에 지역 내의 이삼십 명의 중고교생들에게는 많지 않은 장학금이나마 여유 있게 지급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턱없이 부족하여 해마다 장학회 이자보다 더 많이 나의 통장에서 꺼내어 보태고 있다. 하지만 때때로 장학금신청서와 자기소개서를 살펴보면 미안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을 때가 많다. 일주일 전에 봤던 80대 조부모와 살고 있는 초교 6학년 소녀의 이야기도 내 양심을 들쑤셔 놓았고, 십이 년 전 네팔 트레킹에서 무심히 스쳐 지나쳤던 산골소년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내 눈에 아른거리고, 나의 자식들에게 꼭 읽어보라며 건네주는 어려운 아이들의 삶의 애환 고통 좌절은 메마른 눈물일지라도 내 얼굴을 적시곤 했다. 지난 주 화요일에는 ..